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3번째 논문집
전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공동대표

한국의 관점으로 일본문학을 연구해온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문병란, 김준태 시집을 일본에 번역, 소개한데 이어 이번엔 자신의 논문집을 일본에서 펴냈다.

오사카의 간요(かんよう)출판사는 김교수의 세 번째 논저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戦争と文学ー韓国から考える)을 최근 출간했다고 밝혔다. 국내의 일본문학연구자가 일본에서 3번째 논집을 출간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 표지그림. ⓒ간요출판 제공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 표지그림. ⓒ간요출판 제공

김교수는 2002년 박사학위를 보강해 ‘소세키 남성의 언사·여성의 처사’를 출간했고 2010년 일본의 학술지에 게재해온 논문을 모아 ‘소세키와 조선’을 펴낸 바 있다.

그 후 9년 만에 일본과 국내의 학술지에 발표한 성과를 모아 이번에 한 데 묶어 공개한 것이다.

책은 일본근대의 대표적 작가 나쓰메 소세키론 2편, 마쓰다 도키코론 2편, 니이미 난키치론 1편, 문병란론 1편, 한수산론 1편으로 구성되었다.

각론 뒤에는 이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신문, 잡지에 발표한 문학탐방기와 단문을 게재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 관련 논문은 소세키가 만년에 제국주의 세계대전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점두록’과 최후의 작품 ‘명암’을 통해 분석했다.

마쓰다 도키코 관련 연구 2편은 조선인과 중국인 징용피해 문제(하나오카 사건)에 접해 다년간 사건의 진상규명에 매진한 작가의 반전의식과 제국주의 권력에 대한 비판과 성찰의 마음을 다룬 내용이다.

니이미 난키치 논고는 김교수가 근로정신대 시민모임과 징용피해자를 돕는 일본의 시민단체가 추진하는 ‘한일청소년평화교류에’ 참가해 일본의 시민단체로부터 정보를 얻어 작가 니이미 난키치의 새로운 사회적 시점(일제강점기의 한일교류)을 분석한 것이다.

그리고 문병란 연구는 반전을 부르짖으며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 그의 생애와 작가정신에 대해 논증한 것이고, 한수산의 ‘군함도’를 분석한 논고는, 작가의 집필 배경을 밝히고 징용으로 하시마(군함도)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조선인 징용광부들의 생활과 실상을 작품을 통해 점검, 작품의 의의와 주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김 교수는 한일의 작가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인간애의 정신으로 반전의식과 평화의 가치를 추구한 부분에서 문학의 공통분모를 추출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 작가가 일제강점기임에도 조선인과 인간적 교류를 그린 점과, 조선의 문제에 양심의 목소리를 드높인 부분을 주목했다.

책은 아이치교육대학 나야 마사히로 교수에 의해 <평화학 입문> 강좌의 텍스트로 채택되어 일본의 대학생들과 만날 예정이다(책 후기에 해당교수에게 허락을 받아 명시했음). <마쓰다 도키코의 회>와 <민족예술연구소>의 차타니 주로쿠 전 소장으로부터도 출판지원을 받았다.

김교수는 책 후기에 “비참한 전쟁과 무력의 역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고난의 과거를 그대로 직시하면서 불행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뇌하며 작성한 논고”라고 적었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간요출판 제공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간요출판 제공

그리고 “이 책에 거론한 한일의 작가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국가이데올로기와 권력에 맞선 반전의식과 그 소중한 평화정신임에 틀림없다”라고 밝혔다.

김교수는 한국의 시점에서 반전과 한일평화의 가치를 중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근대일본의 조선관련 문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의 연장선에서 징용피해, 한일 시민연대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주오대학 정책문화종합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동아시아 문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비교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쓴 역서에는 『명암』, 『나의 개인주의 외』, 『전쟁과 문학―지금 고바야시 다키지를 읽는다』, 『땅밑의 사람들』,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니이미 난키치 동화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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