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양승태의 교훈
[이기명 칼럼] 양승태의 교훈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19.01.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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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전직 대법원장과 영장 청구

헌정사상 최초라고 떠드는 바람에 국민들 대부분이 아는 사건이다. 국민들은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겼냐고 한탄하면서도 이를 교훈으로 삼아 더 이상 고약한 일만은 생기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빈다. 왜냐면 이는 모두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서 자신이 대장으로 있던 사법부를 들락거린다. 본인의 심정이야 오죽하랴만 이를 보는 사법부 종사자들과 국민의 심정 또한 어떨까. 슬프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혐의는 40여 가지다. 유·무죄는 재판을 받아 봐야겠지만, 여기서 우리가 깊이 느껴야 할 것은 정말 죄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 존경을 받고 살았던 고위 공직자들이 수갑을 찬 채 수의를 입고 포토라인에 선 모습은 당사자나 보는 사람이나 참으로 못 할 짓이다. 처자식들이 보면 어떻겠는가.

세상사 교훈이 아닌 것이 없다. 심지어 도둑놈과 사기꾼이 주는 교훈도 있다. 저런 짓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이다.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가 있다.

그러나 공부 많이 하고 벼슬길에 오른 고위 공직자들의 터무니없는 죄는 기가 막힌다. 자신이 하는 짓이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너무나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죄지면 벌 받아야

ⓒ자유한국당 갈무리
ⓒ자유한국당 갈무리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생각해 보자. 양승태가 법관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 신세가 되리라고 꿈엔들 생각했겠는가.

최연소 고시합격으로 앞길이 양양한 우병우가 박근혜 국정농단의 주범 중의 하나로 국민의 증오를 한 몸에 받을 줄 역시 꿈엔들 생각했으랴. 더 올라가 이명박 박근혜를 생각해 보자. 자가가 생각해도 기가 막힐 것이다.

나는 새도 떨어트릴 권력으로 ‘백호야 내 배 다칠라’ 기고만장하던 국정원장들의 운명을 국민들은 서글픈 눈으로 지켜봤다. 그들이 자신이 하는 짓을 조금만 살폈다면 그런 죄는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지금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미리 생각했다면 결코 저런 죄는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교훈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을 훌쩍 넘었다는 건 국민이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의 청원이 왜 이처럼 뜨거운지 아는가. 법은 무섭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교훈은 고위공직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삐끗하면 저 신세가 된다는 공포가 얼마나 교훈적인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4·19 발포 책임자와 정치폭력배의 운명

4·19를 기억하지 못하는 국민은 없다. 당시에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던 최인규. 정치폭력배인 이정재·임화수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5·18 당시에 군의 발포로 얼마나 많은 죄 없는 광주시민이 죽었는가. 5·18의 진실을 규명하자는데 조사위원이 누군지 아는가. 지만원이 누구인가.

북한군이 5·18 폭도로 개입했다는 개가 웃을 소리의 장본인이다. 지목된 사람 중에는 당시 나이 4세인 경우도 있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권태오·이동욱·차기환이 누군지 인터넷 한 번 쳐보라.

양승태가 온 국민의 시선을 온몸에 받으며 검찰에 드나들 때 이를 보는 후배 법관들과 고위공직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자신들은 절대로 저런 모습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맹서할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가 신설되고 그들의 활동이 엄정하게 집행된다면 아무리 배짱 좋은 고위공직자도 감히 죄를 질 생각은 못 할 것이다. 미친개도 몽둥이는 두려워한다.

공수처법은 무려 23년 동안 입법 논의만 진행되고 있는 법안이다. ‘치장 차리다가 신주 개 물려간다’는 속담이 있다. 조국 민정수석은 국민이 힘을 모아 달라고 간청했다.

도대체 왜들 반대하는가. 자신들이 공수처법에 해당자가 될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인가. 생각해 보니 걸릴 것이 너무나 많은가.

■황교안이 적폐청산 앞장서라

공수처법의 서릿발 같은 내용에 모골이 송연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교훈이다. 그런데도 법을 어긴다면 이것은 포청천의 작두 위에 목을 올려놓는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인해 사법기관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법의 신뢰가 무너지면 세상은 오물통이 된다.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오물을 뒤집어쓰면 씻어야 한다. 감추려 해서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번지는 냄새를 어쩔 것인가. 무슨 얼굴로 법정에 설 것인가.

어떤가. 법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대법원장으로부터 변호사와 법원에 근무하는 모든 공직자가 공수처법 제정을 위해 총궐기라도 하면 국민이 웃을 것인가? 쌍수 들어 환영할 것이다.

정권은 언제고 바뀐다. 야당은 반대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야당도 집권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 한국당은 집권을 생각하는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반대하는 게 집권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바보는 없다.

한국당의 나경원·황교안은 법관 출신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알 건 알 만한 사람이다. 오늘이라도 공직자비리수사처(高位公職者非理搜査處) 설치에 앞장서 시위 한 번 해보라. 지지율 상승에 놀라 진정제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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