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포토에세이- 섬 이야기 2

육동(陸洞) 마을은 진도군 조도면 신육리에 속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하조도에서 가장 깊은 지근 두골, 한욱 골, 뒷골, 대목골, 작은 대목골(小節洞), 작은 육골(小陸) 6개의 골짜기로 형성된 마을이라 하여 ‘여섯 골’이라 부르다가 이후 ‘육동’이라 부르게 되었다.

육동의 골짜기들은 깊고 물이 많아 1989년 지근 두골에 하조도 상수도 저수지를 막아 조도 상수원으로 이용하면서 지근 두골 주민들이 아랫마을로 이주하였다. [출처: 전라남도 전남의 섬]

​육동 마을로 들어가기 전 해안도로 밑으로는 갯벌이 형성되어 있어 조수 간만의 차이가 그렇게 심하지 않은 곳 중의 하나다.

1989년 조도 섬사람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수원지가 완공되기 전까지 섬사람들의 식수원은 집안의 우물이나 지하수를 파거나, 육지에서 차도선을 이용해 식수를 공급받아 해결했다. 

진도군 조도면 육동마을 입구 갯벌에 자리하고 있는 ‘불등 아랫 샘’ ⓒ석산 진성영
진도군 조도면 육동마을 입구 갯벌에 자리하고 있는 ‘불등 아랫 샘’ ⓒ석산 진성영

​그 당시 육동의 여섯 골짜기 물이 땅속으로 흘러 만조 시에는 바다가 되고 간조 시에는 바닷물이 밀려나가고 솟아나는 용천수가 고여 마을 주민들이 공동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이 물은 시쳇말로 ‘개상물’, ‘신비의 갯 샘’이라고도 하는데 ‘갯가에서 나오는 물맛이 신기하게도 전혀 짜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지나는 길에 물 한 모금 털어 넣기 위해 ‘불등 아랫 샘’ 앞에 차를 멈췄다. 이미 간조가 되어 바닷물이 빠져 있었다. 이미 누군가가 먼저 와서 물맛을 보고 있었다.

​“진짜! 물이 짜지 않나요?”

​“전혀 짜지 않아요”

‘불등 아랫 샘물’을 마시고 있는 관광객들 ⓒ석산 진성영
‘불등 아랫 샘물’을 마시고 있는 관광객들 ⓒ석산 진성영

​행인이 준비해 온 바가지로 물 한 모금을 시원에게 마셨다. 정말 짜지 않았다.

집안에 우물 형태를 띠고 있는 갯 샘에는 송사리 떼도 헤엄치고 있었고, 갯게도 사람의 인기척에 깜짝 놀라 줄랭랑을 치고 있었다. 어떻게 물맛은 민물인데 짠내 나는 바닷가에 살고 있는 생명체가 숨 쉴 수 있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물을 마실 수 있는 바가지가 없었다. 자고로 공동 약수터나 우물 근처에는 바가지가 필수로 비치되어야 하는데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미각을 자극하는 특별한 샘이라고 한다면 보여주기 위한 수단보다는 누구나 손쉽게 물맛을 맛볼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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