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물질문명에 대한 어두운 풍자를 담은 번안극 '쥐사냥(원제 Rozznjogd)'이 내달 8-31일 정동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공연된다.

'돼지 도살', '유아살해' 등 도발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극작가 페터 투리니의 대표작으로 1971년 초연 이래 노골적인 언어와 공격적인 주제로 인해 전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임수택 과천한마당축제 예술감독 연출로 2001년과 2004년 두 차례 무대에 올랐다.

이번 무대는 임수택 연출이 그동안 페미니즘 연극을 주로 선보였던 극단 로뎀과 손을 잡고 만든다.  물질문명에 대한 혐오와 염증을 지닌 한쌍의 남녀가 쓰레기 소각장에서 쥐를 사냥하며 문명을 등지는 모습을 어둡게 그려낸 문제작이다.

공장에서의 기계적인 삶에 절망한 한 남자는 썩은 냄새와 쥐들로 가득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쥐들을 향해 총을 발사하며 자유를 느낀다. 남자는 어느날 오토바이에 좋아하는 여자를 태우고 돌아와 자신의 세계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가던 둘은 점차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도 쓰레기와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핸드백, 지갑, 목걸이, 시계 등 몸에 차고 있던 물건부터 옷가지까지 하나 하나 벗어 던진다. 알몸이 된 남녀는 이제 성별의 구분도 무의미한 완전한 자유를 만끽하며 절대 자유가 묻어나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하지만 쓰레기 매립장 역시 사회와 완전히 분리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자유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자유를 노래하며 춤추는 그들 뒤로 거대한 쓰레기차가 다가와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쏟아붓는다.  김진배와 백선주가 자유를 갈구하며 과감한 노출을 감행하는 남녀로 등장한다.

무대 정연광, 조명 차재영, 음악ㆍ음향 이동호, 그래픽디자인 장석규, 사진 이성균, 조연출 김관동.
화-토 4시ㆍ8시, 일 4시. 2만원. ☎02-736-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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