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이 국민의 세금으로 지난 한 해 어떤 작품을 구입해 소장했을까.

사진, 뉴미디어, 디자인, 공예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장르를 많이 수집하고 1980년대 민중미술 작품과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근대 모더니즘 작품을 사들인 것이 2006년도 신소장품 정책의 특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06년 45억원을 들여 구입한 신소장품을 소개하는 전시 '신소장품 2006'전이 23일부터 과천 본관 제1,7 전시실과 중앙홀에서 열린다. 지난해 수집된 작가는 121명, 작품은 318점으로 이 가운데 264점이 전시에서 소개된다.

지난해 2-5월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린 '소정, 길에서 무릉도원을 보다'전에서 소개됐던 변관식의 60년대 드로잉 141점을 세트로 6천만원에 구입하고, 변관식의 대표작인 '외금강 삼선암 추색'(1966년)을 1억8천만원에 개인소장가로부터 사들여 미술관의 근현대 한국화 컬렉션을 보강한 것이 눈에 띈다.

사진 작품으로는 베르너 크뤼거의 퍼포먼스 사진과 김기찬, 정범태의 다큐멘터리 사진, 김옥선, 박영숙의 페미니즘적인 시각의 사진, 유럽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사이먼 놀포크와 마시모 비탈리의 사진 등이 수집됐다.

젊은 작가들의 뉴미디어 작품이 수집된 것도 특색있다. 대안공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용백의 '천사-전사'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뽑힌 정연두의 '내사랑 지니' 연작, 김영진, 육근병, 이한수 등의 작품을 사들였고 최우람의 기계 조각 '어버너스' 한쌍도 구입했다.

미술관측은 또 소장품의 경향별ㆍ시대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1980년대 리얼리즘 계열 작품 중 김인순, 김재홍, 노원희, 안창홍, 이명복, 이종구, 임옥상, 최민화, 홍선웅의 작품을 샀다고 전했다.

공예부문에서는 황종례와 김기철의 도예작품, 김지희의 칠보, 가죽공예작품, 최병훈의 아트 퍼니처, 심현석의 수공카메라 등이 수집됐고, 서혜림, 승효상, 황두진 등 건축가들의 디자인 작품도 구입됐다.

해외미술로는 공공장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에릭 올의 물조각이 7천만원에 수집된 것을 비롯해 아르망의 1971년 아상블라주 작품, 독일 회화작가 크뇌벨의 회화 등이 수집됐다.

이밖에 경매 등을 통해 이인성의 1940년작 '정물', 월북작가 이쾌대의 '붉은 저고리의 소녀'(1940년)을 사들였고 미술관 기획전에서 소개됐던 주경과 승동표, 하인두 등의 작품도 구입했다.

2006년 작품 구입비 45억원은 전년도의 50억원보다 다소 줄었고, 변관식의 드로잉 세트를 제외하면 구입 숫자도 감소했다. 미술관측은 이는 지난해 작품 구입 예산 중 일부를 기획전 비용으로 전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증받은 작품은 24점으로 7.5%에 그쳤다. 신소장품전은 4월1일까지 계속된다. ☎02-2188-6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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