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입대 전 철석같은 사랑의 맹세에도 불구하고 `곰신'(장병들의 여자친구)들이 장병들의 곁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공군의 인터넷 잡지(웹진)인 `공감'(www.airforce.mil.kr:7778/news/)이 20일 `장병 생활백서' 코너를 통해 곰신들이 떠나는 7가지 이유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휴가를 나오면 급변하는 장병들의 태도가 문제로 지적됐다.

부대에서 전화할 때는 "보고 싶다, 사랑한다"를 연발하다가도 휴가만 나오면 다른 남자 친구들과 게임방 가고, 밤새 술만 먹어대는 등 정작 곰신에게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우연히 편지 주소 등을 올리려고 남자친구(남친)의 미니홈피에 들어갔다 `남친'이 미처 지우지 못한 또 다른 여인의 흔적을 발견하는 경우도 곰신들이 딴마음을 먹게 하는 요인이다.

군대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곰신을 `응석받이'로 생각하고 마냥 모든 것을 이해받으려는 남친들의 태도도 문제다. 곰신들이 "나는 여자친구지 응석받이 엄마가 아냐..때로는 한 사람의 여자로서 위로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며 울음보를 터뜨리는 이유다.

아름답지 못한 집요한 구속도 남친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군인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누구 만나니?" "지금 어디니?" "저녁 9시다, 집에 들어가라" 등 일거수 일투족을 관여하며 곰신을 구속한다는 것.

외롭고 힘들어 위로받고 싶을 때 정작 남친은 곁에 없다. 대신 "오빤 복학생이야, 편하게 생각해"라며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다가오는 다른 남성들의 유혹도 곰신들에게는 극복 대상이다. 남친이 입대할 때 무조건 기다린다고 약속했지만 사귄 날보다 기다릴 날이 더 많은 경우도 태반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흔들리고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혹시 2년을 기다렸다가 남친이 군화를 거꾸로 신을 수도 있고.."하는 생각이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기도 한다. 데이트 비용에서부터 수신자 부담 전화료, 면회 교통비 등 남친들의 빌붙는 건성도 때로는 신경을 건드린다.

비용을 나눠 내자는 게 아니라 "남친들이 조그만 성의라도 표시해 준다면 그 마음만이라도 고맙다"는 것이 곰신들의 생각이다.  웹진은 남친들에게 "입대해서도 연애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느낌이 가슴에 꽂히고 충만할 때 사랑의 전화, 편지 한 통을 날려 보낼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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