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전쟁으로 이어질 것인가.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른 이란의 핵 개발 중단 시한이 21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의 대(對) 이란 공격 계획이 공개되는 등 걸프지역에 또다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위한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했다고 20일 보도했다. BBC 방송이 입수한 비상계획에 따르면 미국의 공격 목표에는 이란의 핵 시설은 물론 군 시설 대부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할 계획이 없으며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BBC 방송은 그러나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미 플로리다주 중부군 사령부의 고위 관리들이 외교적 노력의 대안으로 이란 내 공격 목표물을 이미 정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란을 공격할 마땅한 명분이 없다는 것.

BBC 방송의 프랭크 가드너 안보담당 특파원은 이란의 핵 무기 개발이 확인되거나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이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관리들은 이달 초 이란이 이라크 시아파 무장단체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의혹에 대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연장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비난했다.

이란의 입장도 강경하다. 이란은 지난 18일 핵 기술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는 19일부터 사흘간 이란 내 16개 주에서 6만명을 동원,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달 초에도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의 대이란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리처드 달턴 전 이란주재 영국대사는 미국의 대이란 공격이 장기적으로 이란 정부로 하여금 핵 무기를 개발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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