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립고궁박물관이 조선 세종 16년(1434)에 과학자 장영실이 만든 물시계 자격루를 작년 연말께 복원ㆍ작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고궁박물관과 건국대 남문현 교수가 함께 복원한 자격루는 가로6m, 세로2m, 높이 6m로 세종실록에 기록된 자격루와 동일한 크기다.

20여년 전부터 자격루 연구에 몰두해 온 남 교수는 실험실에서 자격루 모델을 만들어 작동하는데 성공한 적이 있으나 실물 크기의 자격루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격루는 물받이통에 물이 고여 수위가 높아지면 통 속의 잣대가 정해진 눈금에 닿아 지렛대 장치를 통해 쇠구슬이 굴러가는 원리로 작동된다. 쇠구슬은 미리 꾸며 놓은 공이를 건드려 2시간마다 종이나 징, 북을 울려 시각을 알렸다.

현재 덕수궁 경내에 전시돼 있는 국보 제229호 자격루는 장영실이 제작한 것이 아니라 중종 31년(1536)에 다시 만든 것으로 임진왜란 때 대부분이 소실되고 물받이통 등 일부만 남아있다.

고궁박물관은 "복원된 자격루는 오늘날의 과학기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 세종 대의 자격루처럼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만으로 시각을 알린다"며 "유물만이 아니라 옛 기술도 함께 복원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고궁박물관이 복원한 자격루는 현재 박물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포장보관돼 있는 상태로 박물관이 전면 재개관하는 11월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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