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될 경우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뉴욕주 상원의원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이그재미너(Examiner)'지가 19일 보도했다.

특히 정치분석가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상원의원직 승계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남편인 그는 무엇을 할 것이냐는 껄끄러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관련 법규정에 따르면 현직 상원의원인 힐러리가 대통령이 될 경우 주지사가 후임자를 임명하게 돼 있는데 마침 민주당인 엘리엇 스피처 신임 주지사가 지난 달 취임했기 때문에, 클린턴 전대통령을 상원의원으로 지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상원의원직 승계자는 일단 2010년까지 일한뒤, 보궐선거를 통해 힐러리 의원의 잔여임기인 2012년까지 일할 후임 상원의원을 정식으로 선출하게 된다.

클린턴이 힐러리의 후임 상원의원으로 임명될 경우, 탁월한 의정활동을 해낼 것이라는데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힐러리 의원의 선거참모인 해럴드 아이키스 전 백악관 보좌관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국정을 잘 파악하고 있고, 정책을 즐기는 뛰어난 정치인"이라면 "그는 상원의원으로 최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참모였던 폴 베갈라도 "(상원의원이) 안될 이유가 뭐냐? 그는 주지사도 대통령도 멋지게 해냈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 정치연구센터의 래리 사바토 소장은 "클린턴에게 상원의원직은 자연스럽다. 그는 대화를 즐기는데다 뛰어난 선거 전문가"라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어떨까"라고 반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엔 퇴임 후 의원으로 활동한 인물이 없지는 않다.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하원의원을 오래 지냈으며,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도 백악관을 나온 뒤 잠시 상원의원으로 일한 바 있다. 존슨 전 대통령은 클린턴과 함께 미국 역사상 하원의 탄핵을 받은 단 두 명의 대통령에 속한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뉴욕주 상원의원 승계 구상이 현실화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이제까지 힐러리의 후임자로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법무장관과 환경전문 변호사인 로버트 케네디 등이 거론돼왔으며,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상원의원을 지명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lk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