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원과 김근태 당의장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열린우리당이 2.14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 지도부 구성 문제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당 내에서는 전대를 개최하더라도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 형식으로 새 의장과 최고위원 4명을 선출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경선을 실시할 경우 연쇄탈당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는 만큼 사전 조율작업을 통해 경선 없이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것.

당내에선 일단 원내대표와 당 의장을 역임했던 정세균(丁世均) 의원을 새 의장으로 추대하자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의장 후보로 정 의원이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합의추대하는 것 외에는 달리 당 의장을 선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의장과는 별도로 선출될 최고위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도 당 의장과 마찬가지로 합의추대 형식으로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해 조직된 인선위원회도 최고위원회를 합의추대 형식으로 구성한다는 원칙 아래 당내 의견을 수렴 중이다.

당내에선 이미경(李美卿) 윤원호(尹元昊) 홍재형(洪在馨) 김성곤(金星坤) 김영춘(金榮春) 의원 등이 차기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고위원은 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사수파로 분류되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는 인선위의 논의 결과와 관계 없이 최고위원 경선에 이광철(李光喆) 의원을 후보로 내세울 방침이다. 당내 각 세력들이 전대에서 당의 혁신방안과 노선을 제시한 뒤 국민과 당원에게 심판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역시 당 사수파로 분류되는 신진보연대도 이원영(李源榮) 의원을 최고위원 후보로 내세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보연대 관계자는 "최고위원 합의추대 원칙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당내 계파 가운데 어느 한 군데에서라도 자체 후보를 내세울 경우 합의추대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만큼 우리도 자체후보를 준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참정연과 신진보연대를 최대한 설득해 합의추대 원칙을 관철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당 사수파가 경선에 자체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신당파들에게 탈당 명분이 될 수 있다"며 "우리당이 질서있게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전대에서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 형식으로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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