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조직위, D-200 이벤트 경품에 니콘카메라 사용

성명 [전문]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판결 불복’ 이 마당에...
광주시는 日 전범기업 니콘 카메라 경품 내걸어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 D-200 이벤트 경품에 니콘카메라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D-200일 사전 기념 이벤트에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계열사인 니콘(Nikon) 콤팩트 카메라를 경품으로 내걸은 것에 대해 극히 유감이다.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퀴즈 2개의 답을 댓글로 단 정답자 중 추천을 통해, 당첨 선물로 ▲1등 삼성 갤럭시탭A (1명) ▲2등 니콘 콤팩트 카메라 (1명) ▲3등 아레나 공용 백팩 (2명)을 당첨 선물로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퀴즈는 2개의 문항으로, ‘12월 24일로부터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일까지 남은 날짜는?’, ‘2019광주FINA셰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종목은 경영, 다이빙, 수구 등 몇 개 종목일까요?’라는 문항이다.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경품 중 2등 1명에게 제공되는 콤팩트 카메라는 ㈜니콘에서 무상으로 후원하는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는 2012년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확정한 299개 일제 전범기업 중 한 곳으로, 미쓰비시 그룹은 일제강점기 무려 10만여명에 달하는 가장 많은 한국인을 동원한 제1의 전범기업이다.

특히, “한번 들어가면 송장이 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다”고 해서 일명 지옥섬으로 알려진 나가사키 인근의 탄광 ‘군함도’ 탄광을 운영한 기업도 바로 미쓰비시다.

미쓰비시머트리얼은 2015년 세계유네스코산업유산 등재 추진 과정에서 일제 강제징용 현장을 관광지화 한다는 비판에 곤욕을 치른 직후, 미군 포로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중국인 피해자들과 화해를 추진하면서도, 같은 현장에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배상을 거부해 비난을 산 바 있다.

캐논(Canon)과 함께 보급형 카메라의 양대 산맥을 차지하고 있는 니콘(Nikon)은 국내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 두 번째다.

특히, 니콘이 운영하는 전시회장인 '니콘 살롱'은 2012년 6월 일본에서 활동하는 안세홍 사진작가가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사진전을 기획, 니콘 살롱과 전시 계약까지 마쳤지만, 사진전의 주제를 뒤늦게 알게 된 니콘 측이 일방적으로 전시 계약을 취소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제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현재 국내에서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 중 가장 많은 사건으로 제소된 기업이기도 하다.

11월 29일 대법원이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미쓰비시의 책임을 인정하자, 미쓰비시중공업은 판결 즉시 “극히 유감”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11.29일 자사 홈페이지에 ‘오늘의 한국 대법원 판결(2건)에 대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한일 양국 사이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돼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와 연락을 취하면서 적절하게 대응해 가겠다”며 사실상 판결을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힌바 있다.

또한 지난 5일 광주고등법원의 근로정신대 2차 소송 사건에 대한 배상 판결에 또 다시 불복해, 상고 마감일을 하루 앞둔 19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무릇 때와 장소가 있다. 미쓰비시는 10대 어린 나이에 동원돼 온갖 상처를 입은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한국 사법부 최고 법원인 대법원 판결조차 우습게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아무리 무상으로 후원한다고 하더라도, 피해 할머니들이 버젓이 살아계시는 상황에서, 광주시가 일말의 반성도 사죄 태도도 없는 일제 전범기업 미쓰비시 제품을 경품으로 내 걸어 사실상 일제 전범기업 제품 홍보에 동참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일본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불매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백번 양보하더라도 피해자들의 상처와 고통은 깡그리 외면한 채, 오로지 기업 제품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기업에 대해 아무런 역사인식 없이 대면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바꿔놓고, 역사인식이 씹다 아무렇게나 버리는 껌처럼 하찮게 취급당하는 상황에서, 일제 전범기업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요구하는 일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강조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이야 시민의 판단에 맡긴다고 하더라고, 공공기관이나 자치단체가 앞장서서 일제 전범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의 자성을 촉구한다.

2018년 12월 20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공동대표: 이국언 안영숙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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