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유니. 노동단체, 18일 금남로서 집회... 광주YMCA 시민분향소 운영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죽음의 외주화 중단" 요구
17일부터 광주우체국 앞에서 매일 '1인 시위' 중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와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1인시위가 광주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고인의 사망이 알려지자 지난 14일 광주청년유니온이 '태안화력 사망사고,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청년, 노동,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광주시민대책위원회(이하 태안화력 광주시민대책위’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18일 광주 금남로 알리딘 서점 앞에서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고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광주청년유니온 제공


태안화력 광주시민대책위는 또 지난 17일 광주와이엠시에이(YMCA)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이어 이날부터 매일 11시 50분~12시 50분 사이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이승남 소장을 시작으로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라’는 피켓과 함께 매일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어 18일 저녁6시부터는 금남로 알라딘서점 앞에서 '고 김용균 추모와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태안화력 광주시민대책위는 이날 집회에서 "청년 비정규직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죽음이 경영효율과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위험노동을 외주화하여 발생한 죽음"이라며 "사고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했다. 
 

이승남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소장이 지난 17일 광주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인시위는 매일 진행 중이다. ⓒ광주청년유니온 제공
지난 14일 광주청년유니온이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추모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광주청년유니온 제공


한편 태안화력 광주시민대책위는 광주청년유니온,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지회, 광주시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광주여성민우회, 광주녹색당, 광주노동자교육센터, 노동당 광주광역시당,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 인권지기 활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법률원(광주사무소),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직업계고학생연대, 청년민중당 광주광역시당 청소년민중당연대, 청년정책네트워크, (사)합수윤한봉기념사업회이 참여하고 있다. 
 

기자회견문 [전문]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사망사고,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라!

지난 12월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하던 김용균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는 사고로 사망하였다.

그는 불과 3개월 전 1년 계약직으로 고용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였다. 고인은 그날 오후 6시에 출근하여 컨베이어 벨트를 순찰하는 업무를 혼자서 수행했다.

오후 9시 30분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되었고 그날 새벽 3시 23분, 그는 사망추정시각으로부터 5시간 이상 방치된 상태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 2인 1조로 근무했다면 이러한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기업들의 이윤을 위한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그의 곁에는 기계를 멈추어줄 동료 한명 없었다.

그는 죽음의 순간조차 홀로 견뎌야 했다. 우리는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고인은 불과 얼마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이야기한 해당 인증사진은 그의 마지막 사진이 되어버렸다.

그가 세상을 떠난 12월 1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과 만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씨는 ”지난 10월 18일 국정감사에 출석하여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달라고 했으나 또다시 동료를 잃었다며”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각종 차별적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심지어는 안전과 생명권마저 침해받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지난 2010년 이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1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발전소 산업재해 346건 가운데 97%인 337건, 사망사고 40건 가운데 37건의 피해자가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비용절감을 위해 업무가 외주화될 뿐만 아니라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태안화력발전소 사망사고의 근본원인은 2인 1조 제도를 무력화시킨 죽음의 외주화다.

경쟁적 입찰을 통해 가장 낮은 비용을 책정한 하청업체가 선정되었고 노동자들의 안전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짓밟혔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컨베이어 벨트였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을 등한시하고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회구조에 있다. 외주화가 죽였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고 김용균님의 명복을 빌며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모든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 죽음의 외주화, 즉각 중단하라!!

2018년 12월 14일

광주청년유나온 및 시민노동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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