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고구려를 소재로 한 한국 드라마 `주몽'과 `태왕 사신기(太王四神記)'가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태왕사신기'와 관련한 보도 금지령을 내렸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4일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고구려 시조의 전기를 다룬 `주몽'이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남중국 일대를 가시청권으로 하고 있는 홍콩 ATV는 최근 하루 한 편씩 `주몽'의 방영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사이트 톈아이(天涯)망에선 `주몽'을 `반중국(反華) 드라마'로 지목하고 드라마 내용을 성토하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하나로도 충분한데 이젠 한국까지..", "한국인들은 자신을 선량하게 그리고 한나라 사람들은 잔혹하게 묘사해 사실을 고의로 왜곡했다", "드라마엔 한나라에 대한 적의만이 넘친다. 한나라를 일본보다 나쁜 나라로 묘사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ATV측은 `주몽'의 중국어 자막에 `한(漢)나라'를 `천조(天朝)'로, `나라'를 `부족'으로 바꿈으로써 논란을 피하려 하고 있다. 입카포(葉家寶) ATV 부회장은 "일부 민감한 어구를 수정하고 조정했다"며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재밌고 잘 만든 드라마이고 그 소재도 신화이자 전설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개토대왕을 다룬 역사극으로 오는 9월부터 방영되는 `태왕사신기'도 그 내용에 중국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류 스타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용준이 5년만에 출연하는데다 한국 드라마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450억원)가 투여된다는 점에서 중국은 벌써 우려를 내놓고 있다.

중국공산당 선전부는 중국과 남북한 사이의 민감한 역사소재인 고구려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이 드라마에 대한 언론보도를 차단했다. 이밖에도 `연개소문', `대조영' 등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다룬 드라마가 한국에서 계속 제작되는데 대해 중국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아주주간은 그러나 한국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이런 한류가 `문화침략'이 아니라며 한국인들의 중국 관심이 늘어나고 중국의 드라마가 발전의 계기를 찾는 등 상호 간의 협력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문화 융합'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 스타들이 중국 드라마에 대거 출연하고 한중 합작 영화, 드라마가 계속 제작되는 것은 `신한류(新韓流)'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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