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
[이기명 칼럼]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18.12.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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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는 생명보다 더

원숭이 달리기 대회가 열렸다. 난다긴다하는 원숭이 팀들이 참가했다. 호루라기가 울리고 달리기가 시작됐다. 원숭이들은 나무 위에서 달린다. 응원의 함성이 드높다. 헌데 아뿔싸. 원숭이 한 마리가 나무에서 떨어졌다. 그것도 주장선수다. 코치는 발을 굴렀다.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는 다리가 부러졌다. 병원에 실려 가 깁스를 하고 지팡이를 짚어야 했다. 원숭이는 주장직을 사퇴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말렸지만, 그는 명예를 생각하고 고집을 관철했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험을 치렀다. 시험감독이 없다. 전통이다. 시험이 끝난 며칠 뒤 반장이 사퇴했다. 아무도 이유를 몰랐다. 반장은 왜 사퇴했을까. 본인만이 안다. 며칠 후, 반에서 한 학생이 자퇴했다. 공부도 잘 하는 학생이다. 이유는 그와 반장만이 안다. 그는 반장의 절친이다.

■명예란 무엇인가?
 

눈 내린 청와대.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는 명예를 생각했다. 자신으로 인해 원숭이 세계에서 명예가 얼마나 실추됐는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깁스를 한 채 지팡이를 짚고 걷는 원숭이는 나무에서 뛰노는 친구들을 보며 자신의 실수를 반성했다. 왜 자신이 나무에서 떨어졌던가. 실은 경기 전날 술을 마셨던 것이다.

반장은 왜 사퇴를 했는가. 명예였다. 자신의 반이 무감독 시험 학급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시험이 있던 그 날 그는 못 볼 것을 보았다. 자신의 절친이 커닝하는 것을 본 것이다. 견딜 수가 없었다. 밀고도 할 수가 없었다. 반장을 사퇴한 것이다. 절친만이 그 이유를 안다. 절친도 자퇴하고 학교를 떠났다. 양심인가. 명예인가.

인생의 목숨은 초로와 같고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선다면
아~ 아~ 이슬같이 죽겠노라

독립군가의 한 구절이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노예처럼 살아갈 때 조국을 위해 몸을 던졌던 애국선열들. 그들은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이슬처럼 바쳤다.

백제가 나당 연합군에게 망할 때 계백장군의 황산벌 싸움은 결사전이었다. 500의 백제 결사대에게 나당 연합군은 연전연패.

신라 장군 품일의 아들 화랑 관창은 16세의 어린 나이에 백제군에게 돌진, 계백은 관창이 나이 어림을 보고 돌려보내지만, 관창의 아버지 품일 장군은 살아 돌아온 아들을 자식이 아니라고 외면한다. 관창은 다시 출전했고 계백은 그를 참수해 돌려보낸다. 신라군은 관창의 희생으로 승리를 한다.

6·25는 패배의 전쟁이었다. 유엔군이 아니었으면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 한국군의 군단장은 부하들을 버리고 도망쳤다. 군단이 어디 있느냐고 유엔군사령관 벤프리트가 물었을 때 도망친 장군은 모른다고 했다.

지휘관이 아니다. 16세 관창의 이름이나 아는가. 그에게 명예는 무엇이었을까. 원숭이에게 묻는 것이 낫다. 원숭이가 대답할 것이다. 너희들이 명예를 아느냐고.

■나는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

멸망하는 백제를 위해 목숨을 바친 계백장군. 신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16세 화랑 관창. 일제에 항거해 목숨을 바친 호국 열사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며 가슴에 새긴다.

그들의 넋이 있다면 자신들을 기억해 주는 후손들이 고마울 것이다. 보람을 느낄 것이다. 그들이 기억해 주기를 바라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은 아니지만 그건 우리 후손들의 의무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가 느슨해졌다고 비판이 높다.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것이다. 음주운전과 폭행 등 국민의 시선은 청와대를 주시한다. 누가 책임을 지는가. 누가 책임을 지는 척이라도 하는가. 청와대는 국민의 시선이 머무는 최정점이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청와대 근무는 명예다. 최고 권력기관이어서가 아니라 국민의 염원이 서려 있는 민주정부이기 때문이다. 명예는 국민의 신뢰와 연결된다. 어떤가. 국민은 지금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원숭이의 명예, 학급 반장의 명예와 책임. 민심이 떠난다고 걱정이다. 정치는 민심을 먹고 산다. ‘당신 한국당으로 와라.’ 대답이 명료했다. ‘나는 문재인 정권의 초대 부총리다.’ 공감한다면 잘못인가.

역사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왜 중요한가. 역사 속에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우리가 촛불을 든 결과로 새 역사를 창조했다. 역사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

미국의 제재라는 말 한마디에 손발이 묶이는 속에서도 하나인 남과 북은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향해 한걸음 씩 가고 있다.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된다. 이를 방해하는 자들이 누구임을 우리는 너무 잘 안다. 싸워야 한다. 외부의 적과 싸워 이겨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김무성·최경환·홍문종·김용태·윤상현·권성동 등 21명의 현역의원을 잘랐다. 잘랐다는 표현이 싫다면 숙청했다. 박수를 보낸다. 모처럼 잘한 일이다. 나경원은 반대했다. 당연하다. 같은 패거리니까. 한국당의 변화를 바라지만 영 믿어지지 않는다. 모처럼 박수 한 번 받기 바란다.

민주당도 같다. 추려낼 사람이 어디 하나둘인가. 자신들이 지금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냉정히 반성 좀 해야 한다. 국민의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기차 떠난 다음에 아무리 손 흔들며 소리 질러도 소용없다.

내부의 적은 누구인가. 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가. 모르는가. 알면서 침묵인가.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다. 맑은 물로 바꿔야 한다. 다시 치욕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가.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에게 물어보라. 정답을 알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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