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광주 아트페어, 역할 모델을 분명히 해야
[칼럼] 광주 아트페어, 역할 모델을 분명히 해야
  • 최상민 조선대학교 교수
  • 승인 2018.12.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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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간 미술품의 거래금액은 지난 2016년 기준 3425억 5천3백만원대라고 한다(www.k-artmarket.kr).

이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향유층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우리 미술 시장을 유통영역별로 살펴보면 화랑이 2100억대, 경매가 1200억대, 아트페어가 44억대 정도이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품 거래 건수는 압도적으로 온라인 경매 시장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거래규모 면에서건 판매 작품건수 면에서건 미술 시장 내에서 아트페어의 위상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지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김대중컨벤션터에서 열린 제9회 광주국제아트페어 전시 모습. ⓒ광주아트페어 누리집 갈무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대략 47개에 이상이라는 ‘아트페어’는 어떤 이유로 계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열려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째, 그것이 예술가와 일반 대중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장이기 때문이다. ‘김과장, 미술관에 가다’와 같은 구호가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일반인들이 단돈 1만의 입장료를 내고 대가로부터 신진 작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한 곳에서 몰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거기에 자신들의 취향이나 경제수준에 따라 ‘작품 한 점 건져 볼까?’와 같은 막연한 기대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들도 열려 있다.

언필칭 “님도 보고 뽕도 따고”이다. 둘째, 그것은 예술가와 화랑, 전문컬렉터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수요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다.

광주 지역의 2800여 명을 헤아린다는 예술가들을 생각해 보자. 그들이 화랑이나 전시회 등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세상과 마주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지를 가늠하기란 어렵지 않다.

셋째, 예술창작의 전반이 그렇듯 개인작업 위주의 현실에서 ‘지금 이 시대, 이 곳’이라는 흐름과 ‘그리고, 세계는 지금’이라는 트랜드를 읽을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든, 시장 종사자이든, 아니면 일반인이든 당대 미술에 대한 안목이 길러지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art:광주:18’ 행사(11.15-18, 김대중컨벤션센터)는 한마디로 ‘어수선하고’, ‘지향점이 불분명’해 보이는 행사였다. 먼저 아트페어의 본래 목적이라 할 예술가와 시장의 만남이라는 목표 지점을 생각해 보자. 시장의 주체는 공급과 수요의 주체이다.

이 때 공급자로는 개인예술가/갤러리를, 상대편의 수요자로는 갤러리와 전문적인 컬렉터들, 그리고 일반 대중들일 터이다. 행사에 등장한 주체들의 면면을 시장 밖에 있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본 바에 따르면, 그들의 모습은 ‘만나지 않고 따로 겉도는’ 듯 보였다.

그들은 같은 공간에 같은 작품을 바라보고 있되, 따로 다른 공간에 놓여 다른 예술 세계를 바라보는 듯이 느껴졌다. 이른바 ‘소통’도 없고, ‘흐름’도 없었다.

단일하고 일관된, 혹은 통일감 있는 작품전시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웠다. 광주라는 곳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기대하는 어떤 특별한 ‘정체감’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것이 지역정체성이든, 실험성이든, 젊은 작가들의 트랜드이든 소개하고자 하는 지향점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국내 47개에 달한다는 아트페어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가 아닐까?

운영의 측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특히 행사의 주요 목표지점으로 제시된 ‘공공성 강화와, 지역작가들에 대한 참여 기회’는 거의 공허한 메아리로 여겨졌다.

어떤 기준으로 해외 갤러리와 작가들의 선정이 이뤄졌는지는 모르되, 적어도 제삼자의 시각으로 보기에 그들이 선보이는 작품의 질적 수준은 고사하고, ‘불공평’과 ‘역차별’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특별한 의전적 대우를 받고 있었다. 단순히 전시장의 메인 부스들을 차지하도록 배려하는 등의 지엽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이는 명백히 지역 작가들과 비교할 때 역차별이었다. 작가의 입장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일은, 자신들의 예술혼을 인정받고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일이다. 그것이 차별의 내면화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또 부대행사와 관련하여서도 실효성 있는 페어의 진행을 위해 예술가와 시장 주체들이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예술가와 컬렉터 사이에 소통할 수 있는 ‘비지니스 미팅’과 같은 직접적인 채널의 구축을 의미한다. 

**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09호(2018년 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cafe.naver.com/gwangjuart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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