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부하들의 기(氣)를 살리고 혼(魂)을 다해 열린 마음으로 부대를 지휘해야 한다."

박흥렬(朴興烈) 육군참모총장이 `인간존중의 지휘문화' 정착을 위해 지휘관들에게 `氣'와 `魂', `열린 마음'(Open Mind) 등 3박자를 강조했다. 지난해 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최근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 및 참모들에게 보낸 지휘서신에서 지난 40여년간의 군생활을 통해 터득한 부대 지휘통솔을 위한 지침을 제시한 것이다.

박 총장은 우선 "부하들의 기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기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기가 넘치면 활력이 넘치고 부하들이 훈련을 잘 받을 수 있음은 물론, 사고도 예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하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하들이 할 말을 다하고 이를 충분히 들어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등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부하를 단순한 하급자로 보지 말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동료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총장은 이어 지휘관들에게 혼을 다해 부대를 지휘하고 임무 수행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혼을 쏟는다는 것은 부하, 부대, 임무에 대한 애정과 집념을 갖고 몰입하는 것은 물론, 영적인 능력을 포함한 정성과 열정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했을 때 부대 전체를 관조(觀照)하고 부대 내 분위기 변화와 흐름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하.부대.자신이 수행해야 할 임무에 대해 애정을 갖고 부하를 자식같이 생각하며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가볍게 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또 열린 마음으로 열린 병영을 조성해야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지휘하면 부하들과 공감대를 형성, 부여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상호 신뢰가 중요하고 상급자의 일방적 강압에 의한 지시보다는 구성원 모두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적과 싸워 이기는 강한 군대' 육성을 위해 육군문화 혁신을 통한 소프트 파워(soft power) 강화와 전투임무 위주의 실전적 교육훈련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의 한 예로 내용보다는 형식이나 시각적인 면을 강조하는 보고서, 말로 해도 될 내용을 문서화 하는 보고문화와 상급자가 사전에 지침을 주지 않고 임무의 경중과 완급을 고려하지 않아 야근이 증가하는 문화 등을 지적했다.

박 총장은 "육군의 미래는 혁신의 가속화에 달렸다"며 "변화와 혁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우리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의 변화를 강요당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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