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광주 남구 양림미술관서

 '새' 소재로 전통수묵에 인간의 자유와  존재의 상실감 담아  
 '시대의 응시'와 단단함 그리고 관조로써 '새' 수목화 선보여  


해마다 전통수묵에 새로운 소재와 주제를 담아 시대의 담론을 펼쳐온 허달용 화가가 올해는 '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광주 남구 양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허 화백의 '새'전시는 대한항공 가족경영의 비리와 노동자 탄압을 상징화한 작품부터 마치 시대를 냉철하게 응시하는 인간의 눈을 형상화한 '새', 작가 개인의 '자화상' 등이 대표적으로 눈길을 오래도록 머물게 한다.
  

새- 허달용.
새- 허달용.


검은 새떼들 위로 비행 중인 '대한항공'은 압도적이다. 거대한 비행기 아래서 새들은 작은 개체로서 자유롭게 활공하지 못하고 거대한 비행기에 날개를 펴지 못하고 강제로 추락하는 듯한 '자유의 억압'을 연상케 한다.  

자유의 상징은 '새'는 인간이 창조한 비행기와 이를 돈벌이 위주로 못된 경영을 해온 자본가들에 의해서 한 없이 작아지고 평범한 삶으로부터 추락 당하는 아픈 현실의 반영으로 다가온다.

또 다른 '새'는 검은 수묵에 두 눈빛이 서슬퍼렇게 다가와 강한 울림을 준다. 마치 '시대의 감시조'라고 할까. 

작가는 이 그림을 통해 당대의 모든 예술과 예술가는 시대의 현실을 똑바로 감시하고 응시해야한다는 당연하지만 그러나 누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모두에게 '문제의식'과 '화두'를 던지는듯 하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문화예술을 탄압했던 '블랙리스트'가 곧바로 떠오른다. 그리고 항상 시대 앞에 깨어 있어야 할 예술가의 존재의 이유를. 그리고 검은 자본과 권력, 개인주의가 극도로 판치는 현실의 한복판에 서 있는 작가 자신과 '우리의 오늘'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또 다른 '새'는 한눈을 부릅뜬 채 입을 크게 벌여 마치 포효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하루 하루 일상을 팍팍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위안하는 듯. 인간의 가치와 생명체로서 유지해야 할 먹잇감을 떠오른다. 
 

새- 허달용.
자화상.


허 화백의 옆면 '자화상'은 50대 중반을 넘어선 작가의 녹록치 않았던 지나온 삶과 현재 그리고 내일을 대변하고 있다. 전통수묵화가로서, 미술운동 활동가로서, 생계를 짊어진 아버지로서 그리고 또 다른 미래의 삶을 고뇌하는 인간으로서. 

평범한 50대 중반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지나온 작가의 삶과 앞으로 짊어져야 할 어깨의 무게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자화상'이 어깨의 담백하고 간결한 수묵처리가 마치 오래된 '인생의 더께'를 털어낸 듯하여 반가운 산뜻함으로 다가온다. 나이의 관조가 던져준 '가벼움의 미학'을 향해 나가려는 몸부림의 연장일까?

이처럼 허 화백은 올해에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자신만의 수묵세계를 '새'를 통해 '시대의 응시'와 '삶의 단단함' 그리고 '자유로운 관조'로써 펼쳐내고 있다. 작가의 '자유로운 날갯짓'의 끝은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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