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학페스티벌 평화포럼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전쟁‧차별 없는 세상 위한 '평화의 메시지' 발표 
자카리아 무함마드‧사키야마 다미 작가 등 발제

아시아 문학인들이 전쟁 없는 세상과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7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이진식 전당장 직무대리)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평화포럼‘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에서 팔레스타인 자카리아 무함마드와 오키나와의 사키야마 다미, 방글라데시 샤힌 아크타르 작가는 각각‘전쟁 없는 세상을 향하여’와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하여’발제를 통해 몸소 겪었던 역사적 상처와 아픔, 차별을 치유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7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평화포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여기에 문순태, 오수연 작가와 영국 프리야 바실, 이경자, 신용목 작가가 각각 패널로 나서 평화적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오늘날의 평화는 사막에 고립된 가엾은 부족과 같다. 우리는 평화의 생존을 위해 물과 대추야자 열매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평화의 생존에 책임을 지고 있다.”

첫 번째 발제‘전쟁 없는 세상을 향하여’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카리아 무함마드 작가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평화는 반드시 존엄성, 권리, 공평함, 민주주의가 동행하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면서 “이 모든 것이 함께 수용되지 않으면 평화는 그저 공포, 순항 미사일의 공포가 될 것”이라고 일침했다.

탄압받는 이들 중 한 명으로서 일생 동안 평화에 대한 이런저런 제안들을 목격해왔다고 밝힌 그는“점령이나 지배를 받아들이면 평화롭게 살게 될 것이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매번 거절했다”면서“왜냐하면 그것은 묘지와 같은 평화이며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민족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의‘다른 이들을 생각하라’(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중에도/ 다른 이들을 생각하라/ 비둘기들의 모이를 잊지 말고/ 전쟁에 나가는 가운데도/ 다른 이들을 생각하라/ 평화를 구하는 이들을 잊지 말고/ 수도세를 낼 때도/ 다른 이들을 생각하라/ 물을 마시려면 구름을 빨아야만 하는 이들을/ 그리고 당신의 집으로/ 귀가하는 중에도/ 다른 이들을 생각하라 텐트 속의 사람들을 잊지 말고/ 잠 속에서 별을 헤아리는 중에도/ 다른 이들을 생각하라 / 잠잘 곳이 없는 이들/ 은유로 자신을 자유롭게 할 때도/ 다른 이들을 생각하라/ 말할 권리를 잃은 이들/ 멀리 있는 타인들을 생각하는 중에도/ 너 자신을 생각하라/ 그리고 말하라: 내가 어둠 속의 촛불이 되었으면)를 참석자들에게 낭독하며 발제를 마쳤다.
 

자카리아 무함마드 작가가 평화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오키나와의 사키야마 다미 작가는 오키나와 전투의 끔찍한 흔적과 희생의 역사를 여실히 알려줬다.

사키야마 다미 작가는 “오키나와 전투의 상처는 직접적인 희생자 및 사망자 수나 파괴된 자연과 건축물에도 남아있지만, 표면화되기 힘든 오키나와 사람들의 정신생활에도 짙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본 다른 지역들에 비해 오키나와에서는 여성에 대한 심각한 가정 내 폭력 피해가 다수 보고 되고 있는데, 그것은 폭력의 연쇄가 미묘하고도 심각하게 드러나는 한 예”라고 소개했다. 전쟁과 직접 관련되어 보이지 않지만 전쟁 체험자들의 폭력의 연쇄는 현실 문제로 여러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녀는 “오키나와 전투를 경험한 오키나와가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치닫고 있는 오늘날의 일본의 움직임을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다”며 “과거의 희생의 역사에서 얻은 교훈이자 거부감”이라고 알렸다.

지난 전쟁에 대한 반성은 왜 현실의 평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일까. 작가는 “일본과 오키나와 사이에는 아직도 미국과의 ‘식민지적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정치적 현실이 있다”면서 “오키나와뿐만 아니라 여러 아시아 국가들은 그 배후에 존재하는 강대국의 권익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해 왔다”고 강조했다.

사키야마 다미 작가는“타자를 배제하는 의식은 국가의 이기주의적인 발상과 경계 내의 규범이나 정보에 옭아 메임으로써 발생한다”면서“미력하지만 시간을 들여 힘을 이어가고 축적해 간다면 차별의식이나 대국 지향이 빚어내는 전쟁과 폭력을 배제하는 인간의 사상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이어진 두 번째 포럼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하여’발제에서 방글라데시 샤힌 아크타르 작가는 “나의 글쓰기는 성차별에 대한 대응에서 시작됐다”며 “내 개인적 경험은 자유를 추구하는 여자가 여성에 대해 극히 편파적인 사회에 대해 느끼는 분노와 절망감에 대한 이야기의 형태로 내 소설에 뚜렷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샤힌 아크타르 작가는 “나는 피해자 성을 이상화시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인간은 고난과 차별을 견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또는 조용히 저항하기도 하며, 지적 능력을 활용해 자신의 자리를 찾기도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피해자들은 행복을 찾고 여성으로서 살아나갈 수 있는 길도 찾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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