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노동자에게 주거 교육 의료 혜택이 우선"

민주노총 광주본부, "정치적 꼼수...협상중단" 촉구 
 

기자회견문 [전문]

일자리 창출 빙자한 ‘광주형일자리’
포화상태인 경차시장에 시민의 세금으로
‘현대차 하청공장’ 광주에 또 하나 짓는 것

광주 정치권은 실패한 정책인
“연봉 4,000만원짜리 일자리 1만개 ->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
현대차 하청조립공장 광주형일자리”로 둔갑시켰다.

광주형일자리 출발은 지난 2014년 윤장현 광주시장의 연봉 4,000만원짜리 일자리 1만개 창출 공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라는 슬로건을 걸고 윤장현 시장은 자동차산업밸리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추진하면서 광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가 31일 노총 교육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자동차 하청 조립공장에 불과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독자적인 전기, 수소,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신차를 생산, 연구개발 하기 위해 기반을 갖춘 자동차산업 중심 투자라고 볼 수 없다"며 "먼저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주거, 의료, 교육, 복지혜택을 지원하고 투자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박근혜 정권 하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광주형 좋은 일자리라며 예산타당성 검토에 3,020억원을 지원하겠다며 뛰어들었지만 2016년 11월부터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슬로건은 조용히 사라졌다.

이유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처음부터 부품사업에 전념하는 것이 맞았다는 것이 당시 업계에서 회자 되었던 내용이다.

광주시는 현대차와의 협상내용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투자에만 급급한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광주시민의 우려와 각종 의혹만을 야기시키고 있다.

국내 경차시장은 이미 포화상태, 시장성과 사업지속성 없으면
결국 ‘현대차 소규모 하청조립공장 나쁜 일자리’로 전락할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이미 몇 차례에 걸쳐 국내 자동차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다.

특히 국내 경차시장 규모는 14만대의 내수시장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생산 및 판매대 수가 더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광주형일자리가 계획한 1000cc 미만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10만대 규모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경차시장에 시장성과 사업지속성이 담보되기 어렵다.

결국 광주시민의 세금으로 현대자동차 소규모 하청조립공장을 설립하는 것이며, 지역 산업기반 구축이나 확대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7,000억원 규모의 광주형일자리에 530억원만 투자하고 생산오더와 판매만 한다고 한다. 결국 주문생산하는(OEM) 방식의 동희오토(기아자동차 모닝과 레이 생산)과 다를바 없는 하청조립공장이다.

그나마 동희오토는 현대자동차가 직접 투자한 합작회사인데 비해 광주형일자리는 현대자동차가 지분만 투자하고 경영에는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경영이 악화되면 언제든 물량을 감소시키거나 철수할 수도 있는 나쁜 일자리이다.

광주형일자리 인프라 구축에 들어갈 3,000억원을
광주지역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주거/교육/의료 복지혜택에 먼저 투자하여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일자리 구축으로 지역의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라

소위 ‘광주형일자리’를 위해 전남 함평 빛그린산단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만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광주광역시와 정부가 말하는 인프라는 행복.임대주택, 진입도로 개설, 노사 동반성장지원센터 건립, 공동 직장어린이집, 개방형 체육관 신축 등 노동자들을 위한 주거/교육/의료 복지혜택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2,500~3,000만원대 연봉으로 살아가는 광주지역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10년, 20년, 30년을 일해왔지만 이만한 규모의 복지혜택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광주의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집값으로, 아이들 교육비로, 가족들 의료비로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다면 이미 있는 일자리를 더 나은 일자리로 만들어 지역의 중소기업 노동자와 청년들에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구축하는 것이 지역의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주거/교육/의료 등 제반 복지혜택이 주어지도록 지원하고 투자하는 것이 먼저이다.

결국 ‘광주형일자리’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지역민의 정서를 이용한 정치권의 정략적 꼼수이지, 대통령이 공약했던 독자적인 전기/수소/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신차를 생산, 연구개발 하기 위해 기반을 갖춘 자동차산업 중심 투자라고 볼 수 없다.

일자리 창출은 광주 지역민들 모두의 바람이다. 하지만 지금 추진되고 있는 광주형일자리는 독자적인 신차를 생산하는 생산설비와 연구개발을 대규모로 투자하는 제조업 신공장 건설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라는 대기업이 일부 자금만 투자하고 경영에 대한 책임없이 저임금 OEM방식의 하청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지역민들의 바람을 왜곡한 정치권의 정략적 꼼수라고밖에 볼 수 없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투자에만 급급하여, 명확한 정보공개도 하지 않은 채 각종 의혹만을 야기 시키며,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광주형일자리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또한 국내 경차시장이 포화상태 임에도 광주시민의 세금으로 산업구조에 맞지도 않는 투자와 더불어 시장성과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 대기업 OEM방식의 하청조립공장으로 전락할 더 나쁜 일자리에 대해 반대한다.

2018년 10월 31일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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