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 개최

10.30 대법원 배상 판결에 따른 우리의 입장 [전문]

일제 강제동원 피해 재상고심 원고 승소 판결을 환영한다!
- 신일철주금은 판결을 즉각 이행하라! -

1. 우리는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일제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의 책임을 단죄하고, 피해자들의 인권과 대한민국 헌법을 존중한 역사적인 판결을 적극 환영한다.

원고들 중 단 한명만 생존하고 모두 돌아가신 후에야 판결이 선고된 점을 생각하면 만시지탄(晩時之歎)을 금할 수 없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31일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이날 광주고법에서 열린 미쓰비시 중공업 상대 2차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첫 재판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제공


그러나 일본 재판소의 판결이나 당초 하급심 판결이 피해자들 주장을 외면했던 점을 돌이켜보면, 이제라도 반인도적 범죄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오랜 세월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역사를 바로 세운 피해자들의 끈기와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2. 신일철주금은 일제강점기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즉각 원고들에게 사죄하고 배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일본정부 역시 한일청구권협정을 방패막이 삼아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배상책임을 회피하고, 나아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망언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일제 당시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김재림(88) 할머니가 31일 광주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배상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광주고법 제2민사부(부장판사 최인규)는 204호 법정에서 김 할머니와 양금덕(90) 할머니 등  4명((1명 사망) 이 미쓰비시 중공업를 상대로 제기한 2차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2차 재판을 열었다.  이날 피해 할머니들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의 소원을 풀어 줬으면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5일에 선고한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제공


일본은 다른 전범국가인 독일이 1970년 첫 사과 이후, 5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수차례 사과와 배상을 반복하면서, 역사의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진심으로 본받기 바란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2007년 4월 일본 최고재판소가 개인의 청구권 자체는 소멸되지 않았고, 다만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천명하며, 가해 기업들의 자발적 배상을 권고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한 사실을 다시금 분명히 하고자 한다.

따라서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이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배상책임을 부인하는 것은 자국 최고재판소 판결을 부정하는 것으로써 법치주의에 반하는 태도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정부와 피고 기업은 한일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여, 즉각 판결에 따른 책임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3. 90대 전후에 이른 원고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전범기업들은 더 이상 사법절차 뒤에 숨어서 시간을 끌지 말고, 원고들과 화해를 통해 강제동원 문제를 하루라도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4. 끝으로, 우리 정부 역시 이번 판결이 이행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배상을 위해 함께 해온 이상갑 변호사가 31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제공


정부가 앞장서서 외교적 노력을 다하여 피해자들의 권리를 구제하는 것은 헌법이 부여한 정부의 책임일 뿐만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이 문제를 방치하고 피해 당사자들에게 맡겨온 데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외교적 해법에 의한 해결은 한일 간 진정한 평화와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추악한 강제징용 재판거래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 적폐 청산을 통해 역사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더욱 고삐를 당길 것을 촉구한다.

2018년 10월 31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관련기사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