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00여억원 이상의 적자를 시민의 세금으로 부담"

아래 글은 송인성 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4월 3일 자신의 SNS에 광주도시철도 2호선(지하철) 건설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힌 글입니다. /편집자 주.
원문보기: https://www.facebook.com/100001333956252/posts/1646882718699511/
 

1863년 영국 런던에서 세계최초로 지하철 건설이 시작된 이후 1900년 파리, 1902년 베를린, 1904년 뉴욕, 1927년 도쿄 등 세계 대도시에서 지하철 건설이 시작 되었다.

산업혁명에 따라 이 도시에 많은 공장이 지어지고 많은 근로자들이 몰려들자 이들을 이동시키기 위해 이 도시들이 지하철을 건설한 것이다.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가 외곽으로 계속 확대되어 감에 따라 자동차가 일반화 되기 이전인 이때의 유일한 이동수단인 지하철은 거미줄 망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자기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지하철역이 있어(일반적으로 300m이내)그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고 싶은 대부분의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일본 도쿄 지하철 노선도.
미국 뉴욕 지하철 노선도.
영국 런던 지하철 노선도.
독일 베를린 지하철 노선도.


'광주직할시 도시철도 건설 타당성 조사연구 공청회'가 광주지하철 건설 출발의 신호탄이었다.

광주시는 1990년 광주시 교통인구는 191만명에서 2011년에는 435만명으로 크게 늘어난다는 예상을 바탕으로 5개노선을 건설하자고 했다.

이 숫자에 근거하여 비용/편익분석에서 타당성 있었고 또 그 타당성이 높은 1호선(현재의 1호선)과 2호선을 우선 건설하고 3,4,5호선은 차후 추세를 봐 건설하는 것으로 하였다.

그러나 1호선을 건설하면서 2,3,4,5 호선은 폐기되고 41.9km에 이르는 새로운 제2호선 노선을 결정하여 총 건설비 2조 579억원을 투자하려 2018년부터 시작, 2024년까지 완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주지하철 2호선 노선도.
1992년 광주광역시 최초 지하철 노선도.  광주직할시•교통개발연구원 주관 광주직할시 도시철도 건설 타당성 조사연구 공청회,1992.6.19.)


이와 같이 광주 지하철 건설은 왜곡된 교통인구와 “다른 도시도 있는데 광주가 없어서는 안된다”는 정치적 감성 그리고 지하철 건설에만 국비지원을 하는 잘못된 정부의 대도시 교통정책 때문에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광주 지하철 2호선 건설을 생각하면 다음의 의문을 떨칠 수 없고 마음이 너무 무거워 많은 분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싶다.

의문 1.지하철2호선을 항상 주기적으로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전남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 전남지역에서 광주로 출퇴근 하는 사람은 지하철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하철 역이 자기집에서 3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사는 사람 또는 지하철 역에서 내려 가고싶은 목적지(직장,학교 기타 일 볼 곳)까지 거리가 300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에서 사는 사람도 버스-지하철-버스의 불편한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 이용이 크게 불편할 것이다.

광주는 이미 50만대 이상 자동차(승용차,버스,화물차,택시 등)가 운행되고 있어 자동차에 익숙한 시민들이 불편한 지하철을 얼마나 이용할 것인가가 의문이 일고 걱정이 된다.

의문2. 지하철 2호선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돈이 광주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현재 계획에 따르면 건설비는 2조579억원이고 광주시는 그 중 40%를 책임지게 되어 있는데 2018년 895억 6천만원, 2019-2021년은 매년 평균 1479억5200 만원, 2022년 1757억5200만원, 2023년 861억9200만원 그리고 2024년에는 268억원이 투자되게 되어 있다.

지방 재정자립도가 50% 정도 되는 광주시가 매년 이 정도를 지하철 건설에 투자하게 되면 다른 분야에 적지 않은 주름살이 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건설 이후 운영비 적자다.

현재 1호선 운영적자 지원이 매일 1억원 쯤되어 1년이면 300억원이 넘고 있으며 2호선의 운영적자도 노선이 길어 최소한 600억원이 예상되는 바 매년 900여억원 이상의 적자를 시민의 세금으로 부담해야한다.

이 적자가 시민에게 주는 주름살은 지하철을 운영하는 동안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이다.

의문3. 저심도, 두 량만 달고 무인으로 운행한다는 지하철 건설방식이 걱정이 된다.

건설비용을 줄이기 위해 1호선보다 땅속으로 덜 깊이 들어가는데 세계에서 별로 선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동과 소음 문제에 대한 완벽한 검증이 되지 안했다.

더구나 땅속에 묻혀 있는 여러 시설물들 때문에 오히려 추가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

차량을 두 량 만 달고 다니게 승강장도 그에 맞게 마련되게 되어 있어 차량 증감을 융통성 있게 할 수 없다. 더구나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행하게 되어 있어 안전과 범죄 노출 등의 많은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의문 4.지하철 말고 광주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대안이 없을까?

광주의 교통정체 문제는 우리나라 다른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심하다. 지하철 건설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고통 없이 광주의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불법 주•정차의 근절, 신호체계의 연동화, 불합리한 도로체계 정비, 쾌적하고 친환경적이며 제때에 목적지에 갈 수 있게 할 버스체계 확립,안전이 보장된 자전거 교통체계 확립,유치원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교통문화 의식교육 그리고 걷기 좋고 쾌적한 보도환경 조성 등으로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송인성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최근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많은 광주시민들은 지하철 2호선 건설의 실상을 정확히 모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지하철 2호선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 사는 곳에서 본인과 가족이 얼마나 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가를 냉정히 생각해보면 본인의 주장을 다시 생각할 수 있어 현 광주시민과 미래의 광주시민들에게 큰 부담을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지하철2호선 건설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건설이 추진된다면 건설의 의사결정에 큰 역할을 한 분들의 이름과 역할을 새긴 비석을 건립하여 자자손손 역사의 평가를 받도록 제안해 본다.

필자는 광주 광역시와 직•간접적으로 함께 해오면서 처음부터 지하철 건설을 반대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한 것이 지금은 크게 후회되고 송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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