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농수산물의 무역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입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수출은 뒷걸음질을 친데 따른 것이다.

4일 관세청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물 무역적자는 126억9천만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16.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런 적자 규모는 지난해 최대 수출품목이면서 흑자규모로는 8번째를 차지한 반도체 무역흑자액(48억5천만달러)의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농수산물 무역 적자규모는 1987년 4억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나 1996년 85억6천만달러까지 급증한 뒤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79억3천만달러)부터 감소세로 전환, 1998년에는 39억9천만달러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1999년 54억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늘기 시작해 2000년 68억3천만달러, 2001년 72억6천만달러, 2002년 86억7천만달러, 2003년 91억9천만달러, 2004년 101억2천만달러를 거쳐 2005년에는 108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농수산물 수입액은 160억9천만달러로 11.3% 증가한 반면 수출은 34억달러로 수산물과 임산물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지난해 수입된 농수산물을 나라별로 보면 중국 32억3천만달러, 미국 29억8천만달러, 호주 16억6천만달러, 뉴질랜드 7억2천만달러, 브라질 6억1천만달러 등 순이다. 국산 농수산물의 수출은 일본이 13억1천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나 전년보다는 9.7% 감소했고 미국(3억8천만달러), 중국(3억4천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분야별 적자규모를 보면 농산물의 경우 수출은 20억1천만달러에 그쳤지만 수입은 81억1천만달러로 61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축산물은 25억8천만달러(수입 27억5천만달러, 수출 1억7천만달러), 임산물은 23억4천만달러(수입 24억6천만달러, 수출 1억2천만달러), 수산물은 16억8천만달러(수입 27억7천만달러, 수출 10억9천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면 농수산물 무역역조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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