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재경팀 = 관가와 공기업, 국책 금융기관들이 한겨울 속에 뜨거운 '인사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공룡급' 공기업들이 벌써 후임 최고경영자(CEO) 인선 레이스에 들어간 데 이어 핵심 경제부처 차관급 인사도 조만간 단행될 예정이어서 참여정부에서는 사실상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경제부처.공기업 인사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재경.산자부 차관 인사..1급도 연이어
4일 정부 관계당국에 따르면 핵심 경제부처인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에서 빠르면 이번 주부터 차관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사적체를 겪고 있는 재경부에서는 박병원 제1차관과 진동수 제2차관의 거취가 관심이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 차관 두 명이 동시에 나가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이들 모두 공모절차가 진행 중인 금융기관의 CEO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두 명 중 한 명은 자리를 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임 차관으로는 김용민 조달청장(행시 17회), 김대유 통계청장(행시 18회),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행시 19회), 조성익 재경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행시 20회), 임영록 재경부 차관보(행시 20회) 등이 거명되고 있다. 정부는 재경부 차관에 공석이 발생하면 이달 말께 후임 인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자원부는 오는 8일을 전후해 1,2 차관의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1차관에는 오영호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행시 23회)이 유력하고 2차관에는 이재훈 산업정책본부장(행시 21회)과 김신종 자원정책본부장(22회)이 경합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부의 경우는 두 차관이 동시에 자리를 비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추후 1급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기업, 한전.주공에 관심집중
산자부 산하의 공기업, 특히 에너지 공기업들도 산자부에 뒤이어 인사 태풍이 불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25일 신임 석탄공사 사장에 김원창 전 정선군수가 낙점을 받은 데 이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후임 사장공모가 오는 8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한전은 내달 하순 임기만료를 앞둔 한준호 현 사장이 물러날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이원걸 현 산자부 2차관, 곽진업 현 한전 감사, 최홍건 산업기술대 총장,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에 이어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 가운데 중부발전을 제외한 5개사도 현 사장들의 임기가 4월1일로 나란히 만료돼 조만간 사장 공모 등 경영진 인사가 예정돼있다.

한편, 한행수 전 사장의 전격 교체로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사장후보 공모를 실시한 주택공사에는 모두 14명이 지원했으나 지원자의 면면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 2~3월 CEO 인사 줄이어
금융권에서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에 걸쳐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기업은행.주택금융공사 등 주요 기관의 회장 및 사장 임기가 속속 끝나게 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후임 인선으로, 황 회장과 재경부 고위인사, 청와대 인맥 등이 치열한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에서는 경영실적 등을 이유로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황 회장이 요구했던 회장의 은행장 임명권을 정부가 거부한 것을 두고 정부의 의중이 딴 곳에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른 유력 후보로는 박병원 재경부 제1차관, 이덕훈 금융통화위원, 관료와 은행장을 모두 거친 강권석 기업은행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 역시 회장 공모에 참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금융 회장 후보 추천위는 지난달 30일 신문 2곳에 공고를 내고 후보 공모 작업을 하고 있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결정에 따라 회장직과 분리된 우리은행장 후보군에는 이종휘 수석 부행장과 정경득 경남은행장, 정태석 광주은행장 등 우리금융 내부인사와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최병길 금호생명 대표 등이 포함돼있다.

기업은행도 강 행장의 임기 만료(3월12일)를 앞두고 지난 2일부터 은행장 공모에 들어갔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박병원 차관,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 김석동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고 강 행장 역시 연임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달 28일 임기가 끝나는 정홍식 주택금융공사 사장 후임 인선도 관심거리다. 공사는 오는 7일 지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전형을 진행한다. 아직 실명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주택금융공사 사장 자리 역시 정부 출신과 현직 임원, 범 금융권 인사들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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