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갈등․현안 해결능력 낙제점"

"표면적인 소통보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감각을 보여줘야"

지난 8일 민선7기 지방자치가 막을 올린지 벌써 100일이 되었다. 지난 100일간의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리더십을 평가하자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오곡이 익어가고 국화, 단풍이 싱그러운 가을문턱에 조금 생뚱맞은 듯 하지만 그런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온 나라가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서 집권여당인 더민주당의 압승으로 지방선거가 끝났다. 고위공직자외 국회의원을 지내며 자천타천으로 현정부의 '간판스타'로 하마평을 받은 이용섭 전 일자리부위원장과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두 정치인이 광주광역시장과 전남도지사로 당선돼 광주-전남의 새로운 활력과 활로를 만들 거라는 기대를 안고 민선7기 시대가 출범했다. 그러나 소리만 요란할 뿐 별로 달라진 것도 나아진 것도 없는 형국이다.

기준과 방법 자체가 모호한 여론조사 회사의 광역지자체장 평가에서 계속 광주시장은 바닥을 기고, 전남도지사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자체의 공신력이 높지 않기에 크게 믿을 바는 못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과 능력, 그리고 성과를 평가하는데 있어,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관한 논리적 모델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기투표 혹은 이미지 평가 방식의 여론조사 수치에 현혹되기 쉬운 한계와 함정을 갖고 있는 것이 현재 여론조사다.

따라서 보는 사람에 따라, 관계와 입장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고, 아직은 초반 100일에 불과한 시점이기에 과도한 비판이나 일방적 재단을 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흐름과 양상은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조도지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는 곤란한 듯 하다.

지난 100일간 과연 광주시정과 전남도정이 지난 민선6기에 비해 뭐가 얼마나 달라지고, 새로운 변화와 혁신적인 면모가 있는지, 시대정신과 지역주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합하는 비전과 대안이 얼마나 제시되고 구체화되었을까?

그리고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의욕, 자세의 변화가 있는지 등등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면 자신있게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광주광역시청사.


광역단체장으로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결단력, 추진력, 그리고 시대적 감각과 혁신적 면모가 부족할 것이라는 여론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로 보여주고 있다. 

지방분권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도 두 광역단체는 여전히 중앙정부 예산 따오는데만 목을 메고, 과거부터 늘 해오던 대로 전형적인 관주도형의 시책들이 남발되고 있다.

일자리, 지역경제활성화, 지역의 새로운 활력과 활로를 만드는 비전도, 전략도,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시책도 별게 없다. 벌써 재선에 대비한 ’눈에 띄는 치적‘ 쌓기 차원의 518미터 상징탑 건설 같은 황당한 논의가 무성하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지역 현안과 갈등 문제에 관한 해법과 문제해결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공론화를 11월 10일까지 끝내겠다는 것 이외에는 광주형일자리창출 사업의 핵심인 자동차공장 유치는 소문만 무성하다. 광주군공항 이전 문제나 빛가람혁신도시 SRF 열병합발전소 논란 등은 시간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상생․협력을 다짐했지만,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이전 문제를 제외하고는 군공항문제는 답보상태이고, SRF문제는 전남도지사가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어 버렸다.

지난 9월초 충남 내포신도시 SRF 열병합발전소를 LNG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이후 김영록 지사와 전남도는 그동안의 소극적 입장을 바꿔 광주 SRF 배제와 LNG로의 전환으로 기운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나주지역 주민들의 반대운동이 더 거세지고 광주와 전남지역의 ’쓰레기 대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역사회 갈등현안 문제에 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인 해법과 대안을 마련해 지역사회를 설득하고 정면돌파하기 보다는 여론의 눈치를 보고, 상황에 휘둘리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나쁜 선례‘를 만든 것이다.

민주주의에 있어 소통과 과정도 중요하나, 소통 자체에만 매달리는 것은 또다른 무책임과 무능일 수도 있다.

지난 100일간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보여준 리더십은 바로 이러한 모습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전남도청사.


두 광역단체장은 ’행정의 달인‘을 자부할지 모르지만 부담스러운 지역사회 갈등현안은 피해가고, 시간끌고, 생색나는 일은 직접 챙기고, 주도하는 전형적인 행태를 교묘한 소통의 논리로 치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리더는 위기에 빛나고, 책임지고 진검승부하고 정면돌파할 때 돋보인다. 표면적인 소통보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감각을 보여주는 리더는 굳이 자화자찬하지 않아도, 지역주민들과 국민들이 다 안다. 그것이 상식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제발 지역갈등현안과 위기관리 해결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취임 100일을 계기로 리더십에 변화를 기대한다.

주경철 새벗포럼 로컬노믹스전략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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