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천만원 이상 받는 대기업 노동자. 소위 귀족 노조들로 일컬어지는 이들이 임금을 올려주지 않는다며 올 해도 어김없이 불법 파업을 강행했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에 납품을 해온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빈약한 처우와 급여를 받으면서도 “실업자들도 많은데 그나마 일하고 있는 것이 어디냐”며 감지덕지한다. 노동계의 양극화가 극에 달해 있다.

귀족 노조가 자리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불법 파업을 강행하면서 하청업체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사회 여론도 이제 귀족 노조의 행태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본지는 민주노총 광주시지부에서 왕성한 노조 활동을 해오다 현재 자연인으로 살고 있는 김용락씨와 최도근씨를 만나 노동운동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김용락씨는 민주노총 광주지부 부회장을 역임했고, 최도근씨는 민주노총 민주택시연맹에서 근무하다 지난 1997년 구(계림동) 광주시청앞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사회-현재 노동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 양극화가 극심하다. 실업과 실직으로 어렵게 살고 있는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1급 노동자의 경우 한 달에 겨우 1주일에서 10일 가량 일하고 일이 없어 놀고 있다.

최-나라발전과 회사,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현장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 반면, 노동자를 위해 일해야 할 노조 대표들이 자기들 자리싸움하는데 급급하다. 한참 일해야 하는 주간에 노조활동 한다는 명목으로 노조 사무실에서 놀고, 저녁이면 사용자측과 뒷거래를 일삼고 있다. 노동 현장에서 왕왕 목격하는데,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사회-강성노조의 파업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최-그렇다. 울산 현대자동차의 경우 수백명이 노조활동을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10여명의 노조 대표가 해놓고, 마치 전 조합원들의 생각인 냥 호도하는 경우가 많다. 4천만원이면 결코 적은 연봉이 아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지켜졌다고 한다. 강성파외 대다수 노조원들은 파업을 반대하고 일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100만원을 받고 일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

김-소위 귀족노조는 전체 조합원 가운데 10%내외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강성노조원으로 지목되는 부류는 거의 극소수다. 민주노총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10년전 창립초기부터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투쟁일변도 보다는 새로운 위상정립이 필요한 시기다. 노동계 수준도 높아졌고, 사회의 요구도 높아졌다. 경영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살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노조의 경영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노조의 경영참여는 당연하다. 그렇다고 경영에 참여해서 월권행위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경영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안된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도록 조언하고, 적극 동참해야 한다.

최-우리나라 노조는 나라 경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집단이기주의나 개인이기주의를 향하고 있는 것 같다.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도 외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가는 모두 망한다.

사회-노동운동에 후회는 없나.

최-보시다시피 나는 지난 1997년 계림동 광주시청 앞에서 분신했다. 나처럼 분신한 사람이 전국적으로 30여명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전국 분신 노동자 연합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혹자들은 누구를 위해 분신했냐고 묻는데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분신 당시 살이 타던 악몽으로 경기 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한번도 후회한 적 없다. 택시 전액관리제가 1994년 법제화되고 1997년 9월1일부터 전면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로 시행될 수 없었다. 강성이 아닌자를 강성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영광의 상처를 안고 살고 있다. 지금도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 않아 울분을 감출 수 없다.

사회-방금 구조적 문제라고 하셨는데.

최-지금도 택시 전액관리제가 시행되고 있지 않다. 법이 통과되면 당연히 시행해야 하는 데 관리 책임이 있는 시청에서도 뒷짐지고 있다. 시청에선 택시 노동자들이 전액관리제 도입을 거부해서 시행할 수 없다고 변명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택시 노동자들은 전액관리제 시행을 누구보다도 바라고 있다.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면, 모든 경영이 투명하게 나타난다. 노동자보다는 그동안 탈루와 회유를 일삼아온 경영자들에게 불리하다. 지금껏 제도가 시행되지 못한 데는 택시회사(경영자)들의 로비가 주요했을 것으로 본다. 언젠가는 바뀌어야 한다.

사회-끝으로 노조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

최-노조활동을 하다 목숨을 잃거나 사경을 헤매고 있는 노조원들이 많다. 내가 속한 전국분신노동자빈민연합회에도 많은 회원이 있다.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노조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민주노동이 이들을 껴안아야 한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를 위해 분신했는지 알아야 한다.

김-앞에서도 말했듯이 민주노총은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10년전과 다른 위상과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맞는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 대화와 타협, 투쟁을 적절히 안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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