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현대차 협상은 노동 없는 가짜 광주형 일자리" 맹비판

"노동계. 시민사회와 함께 '진짜 광주형 일자리' 창출할 것"
"일자리위원장 내세운 이용섭 시장의 노동가치관 불신 일 듯" 

그동안 민선7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의 일방적 광주형 일자리 추진을 비판해온 노동계가 끝내 불참을 선언하면서 빨간불이 커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대 일자리위원장을 내세워 광주시장에 당선된 이용섭 시장은 이번 노동계의 불참선언으로 자신의 '노동관'과 '광주형 일자리' 가치관에 대한 불신과 비판여론에 직면하게 됐다.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가운데 낭독자)과 전 기아자동차노조 광주지회 집행부, 전 금호타이어노조 광주지회 집행부 등 광주형 일자리에 참여해온 노동계 인사들이 19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 7기 광주시의 광주형 일자리 협상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광주인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의장 윤종해)와 전 기아자동차노조 광주지회 집행부, 전 금호타이어노조 광주지회 집행부 등은 19일 오후 광주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광주시가 협상 중인 현대차 유치는 합작투자에 불과한 가짜 광주형 일자리"라며 "광주시의 광주형 일자리 협상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래 기자회견문 참조)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기아자동차 광주지회 전 집행부 등 양대 노총 소속 지역노동자들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광주형 일자리를 왜곡하고 변절시킨 광주시의 투자협상을 규탄하며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민을 모두 비정규직보다 못한 일터로 몰아넣고 최저임금에 허덕이게 하려는 광주시의 투자협상과 관련된 모든 논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실업극복, 원ㆍ하청 간 차별 없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참여와 상생을 몸소 실천해왔다"면서 "광주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투자협상은 지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만이 어려운 경제현실을 극복하고 양극화로 분화된 사회갈등을 타개할 수 있다는 게 (문재인)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그러나)광주시는 사회적 대화를 내팽개치고 밀실협상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현대차에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것처럼 최악의 조건을 붙잡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노동계 인사들은 "광주형 일자리는 어디서 일을 하든, 노동의 수고가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1차, 2차, 3차 협력업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도 광주시는 묵묵부답"이라는 것.

이어 "새롭게 만들어질 공장에서 밤잠 못자고 8시간씩 교대근무로 일해도 5년간 2,100만원만 받으라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이는 광주광역시 생활임금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남공단 어디를 가도 이것보다 더 낮은 임금을 주는 곳이 없다"고 저임금 협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계는 "노동참여를 아무리 호소를 해도 벽보고 대화하는 격이다. 광주형 일자리 정신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오로지 대기업의 이익을 밀어주기 위한 광주광역시의 혈세 낭비와 지역청년들을 호도한 대가로 얻어질 일자리 치적 쌓기가 난무하고 있다"고 이용섭 민선7기를 강하게 불신했다. 
 

19일 기자회견에서 민선7기 광주형일자리 협상에 불참을 선언하는 광주노동계 인사들. ⓒ광주인


이들은 "광주형 일자리 성공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자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길"이라며 "광주형 일자리는 원ㆍ하청 간 차별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광주청년들의 애절한 마음을 정치놀음의 재물로 삼는 광주시의 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노동이 연대하고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진짜 광주형 일자리를 광주공동체를 통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곧바로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 명의로 입장을 내고 이날 노동계의 부장에 대해 해명하고 동참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 14일 이용섭 광주시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계의 참여를 호소한 바 있다.

이날 민선6기부터 광주형 일자리를 위해 진력해온 노동계가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민선7기 이용섭 광주시장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관점과 가치관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문 [전문]

위대한 광주시민 여러분!

촛불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거리를 가득 메웠던 국민 여러분!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기아자동차 광주지회 전 집행부 등 양대 노총 소속 지역노동자들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광주형 일자리를 왜곡하고 변절시킨 광주시의 투자협상을 규탄하며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희는 이 시간 이후 광주시민을 모두 비정규직보다 못한 일터로 몰아넣고 최저임금에 허덕이게 하려는 광주시의 투자협상과 관련된 모든 논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전 기아자동차지회집행부, 전 금호타이어지회집행부 등 양대 노총 소속 노동자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실업극복, 원ㆍ하청 간 차별 없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참여와 상생을 몸소 실천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광주지역 노동자들과 노동단체들의 심정은 참담합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현대자동차투자협상은 지역민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양극화 해소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노동존중을 중요시하는데 광주시는 노동배제를 당연시합니다.

 그 무엇보다 사회적 대화만이 어려운 경제현실을 극복하고 양극화로 분화된 사회갈등을 타개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인데 어떻게 된 게 광주시는 사회적 대화를 내팽개치고 밀실협상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현대차에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것처럼 최악의 조건을 붙잡고 전전긍긍하고 있어 진의마저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어디서 일을 하든, 노동의 수고가 공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차, 2차, 3차 협력업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도 광주시는 묵묵부답입니다. 

새롭게 만들어질 공장에서 밤잠 못자고 8시간씩 교대근무로 일해도 5년간 2,100만원만 받으라는 게 말이나 됩니까. 

이는 광주광역시 생활임금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남공단 어디를 가도 이것보다 더 낮은 임금을 주는 곳이 없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현대차와 무슨 약속을 했는지 노동조합을 인정하느냐고 수차례 물어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답변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촛불로 세운 정부에서는 노동조합결성을 방해한 혐의로 기업의 임원이 구속되었는데 이곳 광주는 대한민국이 아닌 딴 나라 같습니다. 

그럼에도 무조건 동의하고 참여하라는 요구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제 노동을 존중하라는 말조차 공허합니다. 노동의 참여를 보장하라는 요구도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아무리 호소를 해도 벽보고 대화하는 격입니다. 광주형 일자리 정신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오로지 대기업의 이익을 밀어주기 위한 광주광역시의 혈세 낭비와 지역청년들을 호도한 대가로 얻어질 일자리 치적 쌓기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일자리 숫자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광주형 일자리는 성공해야 합니다. 이것이 문재인정부의 성공이자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길입니다. 그러려면 노사의 참여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원ㆍ하청 간 차별을 해소합니다. 우리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지역의 청년들이 외지로 떠나지 않게 하자는 것입니다. 

안정된 직장에서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지방정부의 역할입니다. 우리 기성세대의 의무입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을 염원하며 함께 마음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

오늘 저희는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이곳 광주가 문재인 정부정책에 반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투자유치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는 지역 청년들의 애절한 마음을 정치놀음의 재물로 삼는 광주시의 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노동이 연대하고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진짜 광주형 일자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광주시의 투자유치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되 노동운동과 현장에서 참여와 책임으로 더 나은 광주공동체를 만드는 저희의 노력은 계속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9월 19일


한국노총광주지역본부. 광주형 일자리에 동참하는 지역노동계.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