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 금세기에 1.8~4.0도 상승 예상..갈수록 변화 빨라

해수면은 최고 58㎝ 상승..상하이 등 여러 도시 침수 위협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기후변화에 관한 종합 보고서를 2일 발표해 지구 온난화는 인간이 초래한 것이라고 강력히 지적하고 금세기안에 지구표면 온도가 섭씨 1.8~4.0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CC는 지난달 29일부터 파리에서 진행된 회의를 마친 뒤 21쪽 짜리 보고서 요약본에서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 더 심한 폭우와 해빙, 가뭄, 폭염, 그리고 해수면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IPCC가 2001년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것으로 전 세계 130개국 이상에서 모인 2천500여 명의 전문가들이 격론을 벌인 끝에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는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어느 때보다 분명히 한 것이다.

IPCC는 보고서에서 "온난화 현상은 분명하다. 눈과 얼음을 녹이고 해수면 높이를 높이면서 공기와 바다의 평균 온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면 명백해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 반세기 동안 지구 온난화가 인간이 소비하는 화석 연료에 의해 초래됐을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1년 보고서에서는 이 확률이 66%였다. 화석 연료에 의한 온실가스가 온난화의 주범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보고서는 21세기에 이뤄질 온도 상승폭을 1.8~4.0도로 추정하면서 상승폭이 1.1~6.4도로 커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보면, 온실가스 농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의 2배가 되면 3도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극지방의 빙상(氷床)이 지속적으로 녹을 경우 해수면이 10~20㎝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세기에 온도가 0.7도 상승했고 1850년대 이래 기록적으로 온도가 높은 10개 년이 모두 1994년 이후에 있었다.

2100년 여름엔 북극해의 빙하가 녹고 가속화된 온도 상승과 관련해 멕시코 만류(Gulf Stream.멕시코에서 시작해 북대서양 해류로 이동하는 난류) 이동 속도의 감소 등이 예상됐다.

특히 2100년까지 해수면이 18~5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키리바시 같은 나라와 상하이,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도시들이 침수 위험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보고서 때엔 9.0~88 ㎝ 상승이 전망됐었다.

또 지구 온난화에 따라 미생물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면서 바닷물 산성화 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보고서에 따라 세계 각국과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정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강력한 자극을 받게 됐다.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UNEP) 집행국장은 "새 보고서는 잠재적인 영향들이 예상보다 더 극적이고 빠를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우리에게 준다"며 이는 전 세계 일정 지역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기본적인 방식들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그린피스의 스테파니 턴모어 기후 및 에너지 담당자는 "각국 정부들에 명백한 메시지가 제시됐다.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지난 IPCC 보고서가 일깨우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은 크게 울리는 경보음"이라고 말했다.

IPCC는 지난 1990이래 이래 이번까지 4차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안에 정책 권고 등이 담긴 보고서를 3차례 더 발표한 뒤 연말에 제4차 종합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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