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 시민단체 지하철 공론화 비판 발언에 반박

 성명 [전문]

의원된 자의 무지와 나태를 개탄한다
- 광주시의회 이정환의원의 공론화 관련 발언에 대해 -

광주광역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의정발언이 시민들의 귀를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그 내용과 수준이 그야말로 상식이하의 것이어서 차라리 보도가 오보이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어제 이정환(광산 5)의원은 광주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지하철2호선 건설과 관련해 “공론화 참여자들이 과연 150만 광주시민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지 또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 내용에 대해 과연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고 한다.
 

이정환 광주시의회 의원.

아연실색이다. 이정환의원은 이른바 공론조사의 기본개념과 절차에 대해 완전 무지함을 드러내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들어 고리원전 문제에서부터 대입개선안, 지금의 부산의 BRT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줄을 잇고 있는 공론화 사례들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게으름까지 보여 의원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

공론조사는 공동체의 첨예한 갈등현안에 대해 인구통계학적으로 표본 추출된 200~300명의 시민참여단에 찬반 자료와 정보를 가감 없이 제공해서 일정기간동안 학습하고 토론한 뒤 집단지성을 도출해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결과에 대한 시민적 수용성이 매우 높은 갈등해결 방법으로,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채택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는 아예 제도화하기로 한 것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질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이정환의원에게 묻는다. 무인 지하철2호선의 개문발차식 막무가내 공사 강행 후 두 칸짜리마저 텅텅 빈 지하철로 인해 빛고을이 빚고을로 주저앉게 됐을 때 누가 책임질 터인가? 시장과 건설교통국장도 떠나면 그만, 이정환의원이 빚보증이라도 서기 바란다.

사정이 이럼에도 이정환의원이 촛불혁명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집단지성과 그 힘을 무시한 채 ‘신속한 결정’ 운운하며 언죽번죽 이런 언설을 내뱉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지하철2호선 건설을 찬동하며 홍보하고 있는 광주도시철도공사의 비상임 이사 이력으로 미루어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니 본인이 직접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

다시 이정환의원에게 묻는다. 문제의 5분 발언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로 당선된 이용섭 시장에게 시민들이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이라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한가?

만약 그렇다면 먼저, 시장과 집행부를 견제 감시해야 할 시의회부터 해산을 제안하거나 아니면 먼저 스스로 의회를 떠날 것을 권고한다. 진정 시의원의 본분이 무엇인지, 시의원의 존립기반이 어디에 있는지, 시민주권의 뜻이 무엇인지 당선된 지 석달여만에 까마득히 잊고 시장이라고 하는 권력에 빌붙어 견강부회한다는 말인가?

자치분권, 숙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확대가 시대적 명제임에도 시장이 모든 권한을 가진 절대왕정시대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다.

이정환의원의 대오각성과 해명을 거듭 촉구한다.

2018. 9. 7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이정환 광주시의원 5분 발언 [전문]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이제는 매듭지어야 할 때입니다.

행정자치위원회 이정환 의원

존경하는 150만 광주시민 여러분!
김동찬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용섭 시장과 장휘국 교육감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광산구 수완동 출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정환 의원입니다.

현재 광주의 대중교통 인프라와 서비스율은 특광역시 중 전국 최하위 수준입니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광주 대부분의 신도심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이 취약하고 도시철도 서비스를 전혀 받지 못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주민의 교통 불편과 민원은 심각합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하루빨리 도시철도 2호선이 운행되어서 광주 시민의 발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나 16년간의 소모적인 논란도 모자라또 다시 공론화를 통해 결론을 낸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특히, 민선7기가 시작된지 벌써 2달이 넘어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공론화 방식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되는지 우려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광주시를 비롯해 민선7기 출범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지역의 현안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다퉈 공론화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공론화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는 광주시를 비롯해 부산시(BRT 추진), 대구시(신청사 건립) 등 여러 곳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론화가 갈등현안을 해결할 만능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공론화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정책 결정을 회피하거나 미루려는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더 나아가 자칫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갈등과 대립이 더 첨예해질 수 있고 지역사회 분열과 혼란이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발표된 대입제도 공론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본 의원은 공론화 문제점에 대해 몇가지 지적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대표성’ 확보 문제입니다. 공론화과정에서 대표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러나 현재 광주시에서는 공론화 과정 참여자들의 결정을 통해 최종결정을 한다는데 과연 공론화 과정의 참여자들이 150만 광주시민의 의견을대변할 수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어느 한쪽은 그 결과를 인정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민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도 없는 것입니다.

두 번째, ‘책임성’입니다. 우리는 모든 정책에 대해 직접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권한을 정치인에게 일정 부분 위임하는 ‘대의민주주의’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에는 3요소가 있습니다. ‘대응성’ ‘책임성’ ‘책임 귀속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책임성이란 유권자에게 권리와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인이 임기 동안 책임지고 그 권리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이나 결과가 유권자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면 분명 다음선거에서 심판받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책임 귀속성인 것입니다. 이처럼 공론화 과정을 통해 내려진 결정에 대해 과연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도시철도 2호선과 같이 광주시의 최대 현안에 대해 그 결과로 인해 받게 되는 우리 시민의 피해에 대해서 과연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

세 번째, ‘전문성’ 문제입니다.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의 주요의제들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전문적인 의제에 대해 몇 번의 학습과 토론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볼 때 공론화 방식으로 도시철도 2호선을 결정하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수년간의 논의과정을 통해 2호선에 대해 학습하였고 조기 착공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시간을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광주의 미래 수험생과 그 학부모에게 빠른 교통서비스는 더욱 간절할 것입니다.

이러한 대다수의 시민 염원을 생각해 볼 때 광주는 ‘도시철도 2호선’ 논란을 신속히 매듭지어야 합니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로 이용섭 시장을 선택해준 우리 광주 시민들은 이미 시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민의 염원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공론화 결론을 참고하여 현명한 결정을 해 주시기를 기대해 보는 바입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 9. 6.

광주광역시 시의원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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