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분향소, 정당 정파 떠나 "우리 모두가 죽였다"

일반시민 오전부터 제봉로 정의당 광주시당사에 추모객 이어져
더민주당, 민중당 지방의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도 고인 애도   

 

                 고 노회찬 의원 유언 [전문]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2018.7.23.  

노회찬 올림



'노동운동의 큰별'이자 '진보정치의 큰산'이었던 고 노회찬 의원을 추모하는 발길이 전국에서 이어진 가운데 24일 광주에서도 각계각층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 미래빌딩 3층 정의당 광주시당사에 마련된 고인의 분향소는 평소 고인의 삶처럼 소박하게 차려졌다.
 

고 노회찬 의원의 광주분향소에 차려진 고인의 영정. ⓒ광주인


그러나 분향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면면은 유명인 보다 이름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서민들이 많았다. 

이날 오후 1시께 분향소를 찾은 50대 초반 한 여성은 "나는 정의당 당원이 아니다. 평소 고인을 몰랐다. 사망 뉴스를 보고 나서야 고인의 가치를 깨달았다"며 장화동 정의당 광주시당위원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시민은 장화동 위원장과 장연주 광주시의원, 김영관 광주 광산구의원에게 "정의당 힘내라. 이제부터 응원하겠다"며 응원과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광주분향소 입구에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송갑석 의원의 조기와 민중당 광주시당, 광주장애인총연합회, 민변광주지부, 이상갑, 김경은 변호사, 시민의힘 등이 보낸  조화가 고인의 죽음을애도했다. 또 이형석 더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의 조화도 분향소 아래에 자리했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는 이용빈 더민주당 광산갑위원장과 당원 등 10여명이 단체로 조문을 마치고 정의당 광주시당 간부들을 위로했다. 이용빈 위원장은 "고인이 못다 이룬 진보정치를 우리가 다함께 이뤄나가자"고 애도했다.   
 

이용빈 더민주당 광주 광산갑위원장(왼쪽)이 24일 오후 고 노회찬 의원의 분향소에서 조문한 후 장정화동 정의당 광주시당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소재섭 민중당 소속 광주북구의원이 24일 오후 고인의 분향소를 찾아 헌향하고 있다. ⓒ광주인
민중당 광주시당 전.현직 지방의원들이 24일 고인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후 정의당 광주시당 간부들을 위로하고 있다. ⓒ광주인


고인은 한 때 한 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했던 진보정치 동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미옥 전 광주시의원, 소재섭 북구의원, 김현정 전 북구의원, 김선미 광산구의원 등 민중당 소속 전 현직 지방의원들과 시당간부들도 직접 조문하고 정의당 간부들을 슬픔을 나눴다. 

더민주당 소속 광주시의원단도 이날 오전에 분향소를 찾았다.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임미란 부의장, 김광란 시의원, 박미정 시의원 등도 방명록에 추모의 글을 남겼다.

이밖에 40~50대 일반시민들의 추모의 발길도 분향소로 이어졌다. 
 

장화동 정의당 광주시당 위원장(오른쪽)이 분향소를 찾은 김선미 민중당 광산구의원과 고인을 추모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광주인
고 노회찬 의원이 광주분향소 입구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송갑석 의원 등의 조화가 자리하고 있다. ⓒ광주인
정의당 광주시당사에 차려진 고 노회찬 의원의 분향소. ⓒ광주인
고인을 추모하며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추모 조화. ⓒ광주인


이처럼 고 노회찬 의원은 죽음으로서 진보정치의 가치와 소중함 그리고 분열과 갈등에서 통합과 연대, 상생의 삶을 광주의 정당과 정치인, 시민들에게 던져줬다. 고인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진보의 가치를 깨우쳐 준 큰 산이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오는 27일 장례일까지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광주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받는다.
 

50대 한 시민이 조문을 마치고 정의당 간부들과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광주인
고 노회찬 의원의 광주분향소가 차려진 정의당 광주시당사 입구에 세워진 조문 안내 펼침막.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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