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좀 더 우리와 가까운, 그러면서도 잘 몰랐던 것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매일 해가 뜨면서 캄캄했던 어둠이 물러가는 것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다채로운 광경도. 이와 같은 현상이 가능한 이유를 다들 알 것이다.

즉, 이것은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는 빛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빛은 녹색의 풀들, 형형색색의 꽃들뿐만 아니라 우뚝 솟은 각양각색의 건물들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빛은 무엇일까?
 

전자기 스펙트럼.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영어의 ‘라이트(light)’는 ‘빛’을 의미하는 고대 영어 ‘레옼트(lēoht)’에서 왔고, 이것은 다시 ‘흰색, 빛, 밝음’을 가리키는 원-인도-유럽어의 어근 ‘레우크-(leuk-)’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다시 말해서 ‘레우크-’라는 어근에서 ‘밝은, 빛나는, 하얀’이라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인 ‘레우코스(λευκός, (leukós)’가, 그리고 ‘빛난다(to shine)’라는 라틴어 ‘루케레(lucere)’, ‘빛(light)’을 의미하는 라틴어 ‘룩스(lux)’, ‘밝은(clear)’을 의미하는 라틴어 ‘루키두스(lūcidus)’가 나왔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빛이라는 것은 하얗고 밝게 빛나는 것으로서 우리로 하여금 눈앞에 무엇이 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게 비춰주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고대로부터 이러한 소중한 빛을 제공해주는 것은 바로 하늘에 떠 있는 해였다. 그러므로 우리가 옛날부터 빛을 말할 때는 대부분 ‘햇빛(sunlight)’을 가리켰다.

그렇다면 빛은 곧 햇빛인 것인가? 물론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가로등, 전등, 형광등, 백열등, 모니터의 빛 등등도 있다고. 그리고 우리는 햇빛을 포함하여 방금 열거한 이러한 모든 빛들을 ‘가시광선(visible light)’라는 하나의 이름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러한 빛들에게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눈으로 볼 수 없는, 즉 캄캄한 암흑의 빛도 있다는 말인가? 이제 이 문제에 대해 잠시 알아보자.

물리학에서 빛은 일반적으로,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든 아니든 간에, 어떤 파장을 가진 전자기 복사(electromagnetic radiation)를 가리킨다.

전자기 복사란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가는 전자기장의 물결들(파, waves)을 말하는데, 이 물결들에는 라디오파(radio waves), 마이크로파(micro waves),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 등이 있으며 여기에 우리가 앞에서 말했던 ‘가시광선’이 포함된다.

즉 우리가 빛이라 부르는 ‘가시광선’은 수많은 전자기 복사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서 단지 우리들의 눈만을 (얼마간의 동물들의 눈도 포함하지만) 환하게 밝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거꾸로 우리의 눈이 볼 수 있는 전자기장의 물결들의 범위가 그리 넓은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의 눈이 볼 수 있는 범위를 가시 스펙트럼(visible spectrum)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가시광선의 영역을 의미한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전자기 복사 스펙트럼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들 중에서 매우 좁은 영역만을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빛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략 400 나노미터(nanometer,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에서 700 나노미터 사이의 전자기장의 물결들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눈에 이 물결들은 물결의 길이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임을 알 수 있다. 즉 파장(wavelength, 한 번의 파동 주기가 갖는 길이)이 짧은 400 나노미터 쪽으로 갈수록 우리의 눈에는 보라색으로 보이며, 파장이 긴 700 나노미터 쪽으로 갈수록 붉은 색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략 400 나노미터를 넘어서 버리면 우리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는데, 이것을 우리는 가시광선 중 가장 짧은 파장인 ‘보라(violet)를 벗어나는(ultra, beyond의 뜻)’ 광선이라고 해서 자외선(ultraviolet)이라 부른다.

비슷하게 약 700 나노미터를 벗어나면 우리는 못 보는데, 이 영역을 가시광선의 영역에서 파장은 가장 길고 주파수는 가장 낮은 ‘빨강(red)의 아래(infra, below의 뜻)’라고 해서 적외선(infrared)라 부르는 것이다.


** 윗 글은 <광주 아트가이드> 104호(2018년 7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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