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지역별순회 토론회 앞두고 성명 발표

전교조 광주지부(지부장 정성홍)가 교육부의 5일 대입제도 개편 지역순회토론회를 앞두고 왜곡된 현재 공론화 과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는 4일 성명을 내고 "수능의 과도한 학교교육에 대한 지배력 약화시키는 관점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라"며 "수능절대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며,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이었다"고 밝혔다.

또 "대입제도 개편 논의 과정, 문제가 많다. 대학의 선발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형식적 공정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공론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학교정상화라는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라"고 거듭 '공론화 과정'을 촉구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4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전교조는 "△편향된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 즉각 변경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으로 학교교육정상화를 분명히 하고, 왜곡된 공론화 절차 개선 △일반시민참여단과 더불어 학생-교사 참여단을 구성 △2025 대입제도의 기본 방향으로 대학서열체제 해소-대입자격고사 도입을 제시 등"을 주장했다.

 

성명서 [전문]

2018년 7월5일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지역별 순회 토론회에 대하여

: 수능의 과도한 학교교육에 대한 지배력 약화시키는 관점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라.

1. 수능절대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며,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이었다.

우리 교육은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해 교육의 본질을 상실하고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다. 학교교육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추구하기보다는 점수 1점을 더 따기 위한 소모적인 무한 경쟁에 매몰되고 있다. 

특히 수능은 주입식 수업과 암기와 문제풀이 중심의 낡은 학습 방법을 강요함으로써 학교교육 왜곡의 주범이 되고 있으며, 높은 사교육비를 유발하여 계층 간 불평등을 확대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수능의 과도한 학교교육에 대한 지배력을 약화시켜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였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권에서조차 영어와 한국사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핵심적인 교육공약으로 수능 절대평가를 약속하였다.

2. 대입제도 개편 논의 과정, 문제가 많다.

따라서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 논의는 학생선발의 형식적 공정성, 대학의 선발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논의가 아닌 입시경쟁으로 왜곡된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것, 이를 통해 학생들의 고통을 줄이고 학생의 성장을 위한 참다운 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입제도 개편 논의는 거꾸로 가고 있다. 대학의 선발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형식적 공정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공론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국민토론회와 시민참여단에게 제공할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 작업(공론화 의제 선정을 위한 시나리오 워크숍)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대학관계자, 대입전문가 5개 역할 그룹을 구분하여 각각에서 7명씩, 총 35명이 참여하였다. 

대학관계자들은 필연적으로 대입에서의 대학 자율성 확대를 주장할 것이며, 대입전문가들은 주로 대입제도의 형식적 공정성이나 합리성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 반면에 학생, 학부모, 교사는 형식적 균형을 위해 수능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지지자를 절반씩 배치하였다. 

그 결과 시나리오 워크숍 과정에서 수능상대평가 지지가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최종 시나리오도 상대평가 찬성 3개와 절대평가 찬성 1개라는 왜곡된 구도가 형성되었다. 

또한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4개의 시나리오 모두가 찬성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는 아예 선택지에 배제된 것이다. 

공론화위원회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시나리오 워크숍을 지배한 가치는 학교육정상화가 아니라 대학의 자율성 보장이었다.

게다가 공론화위원회의 보도자료를 보면 일반시민 중에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무작위로 추출하여 400여명의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겠다고 한다. 

교육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일반 시민들이 1박2일과 2박3일 두 번의 숙의 과정을 통해 대입제도와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3 이제라도 학교정상화라는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라.

이처럼 현재의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는 균형이 무너져 있다. 토론회나 숙의과정에서 수능 상대평가 찬성 입장이 절대평가에 비해 과도하게 옹호될 우려가 높다.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는 아예 설명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시나리오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가 긴급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일반 시민참여단 이외에 학생과 교사 참여단을 구성하여 균형 잡힌 공론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언뜻 보면 민주적으로 보이는 공론화 과정은 사실은 교육부의 책임을 떠넘기는 과정이었다. 최소한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밝히고 공론화 과정을 시작했어야 했다. 

이제라도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는 이번 대입제도 개편이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학생들이 과도한 경쟁으로 겪는 고통을 완화하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균형한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일반시민참여단의 선택에 모든 것을 맡겨 놓는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번 대입제도 개편은 개악으로 귀결될 것이 너무나 뻔하다.

나아가 입시경쟁교육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2025년 입시까지 대학서열체제를 해소하고 대학입학자격고사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에 응답해야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 교육부, 국가교육회의는 한국교육의 최대의 적폐인 입시중심 교육체제를 타파하고 교육다운 교육,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대입제도를 올바로 개편하고, 교육개혁 추진에 매진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4. 아울러 국민토론회에 참여하는 시민들께 말씀 올립니다.

4-1.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객관식 수능 문제 풀이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미래도,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습니다. 더 이상 학교교육이 수능 준비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를 조속히 도입해야 합니다.

 나아가 수능을 자격시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야 수능 논서술형 출제도 가능해지고 깊이 읽기, 토론, 글쓰기, 탐구조사, 발표 등 다양한 교수-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삶에 힘이 되는 교육이 가능해집니다. 

학생의 부담을 줄이고, 모든 학생들이 수능 준비에 매몰되지 않도록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은 폐지되어야 합니다.

4-2. 학생부 종합 전형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습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수능 준비를 위한 단조로운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업 방법의 도입을 촉진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도 자극합니다. 

하지만 학생-교사-학교의 부담이 가중됩니다. 입시과정에서의 투명성 부족과 공정성 시비를 막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른바 상위권 대학들의 학생부 종합 비율이 너무 높은 것은 큰 문제입니다. 이들 대학의 학종 비율을 대폭 축소하고, 학생부 종합에 반영되는 항목들도 정규 교육과정의 활동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4-3. 학생부 교과 전형이 대학입시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이 학교교육의 내실화와 정상화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정시나 학종과 다르게 학생부 교과 전형은 외부의 요구에 얽매이지 않고, 교사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수-학습 과정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을 열심히 이수한 학생들에게 대학입학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입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은 학교의 차별 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정의로운 전형입니다. 

단지 현재의 학교 내신 성적 산출 과정은 지나치게 객관식 지필평가의 비중이 높아 수능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업과 평가 혁신 과정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내신관리 실패 학생들에게는 별도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내신 산출 등급을 현행의 9등급제에서 7등급 등으로 낮추어 지나친 경쟁을 막아야 합니다.

5. 우리의 요구

수능상대평가 찬성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에 편향된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를 즉각 변경하라.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으로 학교교육정상화를 분명히 하고, 왜곡된 공론화 절차를 개선하라.

일반시민참여단과 더불어 학생-교사 참여단을 구성하여 대입제도 개편이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

2025 대입제도의 기본 방향으로 대학서열체제 해소-대입자격고사 도입을 제시하고, 2022 대입제도는 2025년의 중장기 방안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 방안임을 분명히 밝혀라.

2018년 7월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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