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학업위기의 중학생을 구한다

철학과 대학생들이 학업위기에 놓인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철학교육’을 하고 있어 화제다.

전남대 철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인문융합 창업팀 ‘우리들의 다락방’(이하 다락방)이 전남대 사범대학 부설중학교에서 학업과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철학교육을 하고 있다.

‘다락방’(대표 서나루. 전남대 철학과 3년)은 전통적인 의미의 철학교육을 강요하지 않는다. 철학과목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 방법으로 스스로를 성찰해 보게 하는 것이다.
 

전남대 사범대학 부설 중학교(교장 김득룡)와 전남대 인문대학 코어사업단(단장 김양현 교수)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제공


수평적 대화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하거나, 예술적 표현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자기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16명의 중학교 1학년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5~7교시에 진행되는 이 수업을 손꼽아 기다린다.

‘다락방’의 첫 강의는 이 프로그램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다락방’ 팀원 모두와 참여 학생들이 서로 자신을 소개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다락방’은 학생들의 생각을 자극하기 위해 예술을 적극 활용한다. 자화상 그리기, 친구 그리기 등을 통해 자신이 주목한 친구의 모습과 친구가 바라본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말해본다.

또 자신의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과 가장 추한 것을 사진 찍도록 한다. 서로의 사진을 비교해보며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밖에도 연극 관람하고 감상 말하기, 전남대의 다양한 동아리를 탐방하고 미션 수행하기 등 기존의 학교교육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유미 교사(전대사대부중)는 “다양한 문제로 학업위기를 맞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말한다. “기존의 학교는 고착화된 교사-학생 관계에 묶여 있기 때문에 대안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터에, 마침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창업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안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어른들도 적극 돕기로 했다. 전남대 사범대학 부설 중학교(교장 김득룡)와 전남대 인문대학 코어사업단(단장 김양현 교수)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학업위기 학생을 위해 자유학기제, 방과후 학교, 학업위기 학생 대안교육 등 인문학 교육에 힘쓰기로 했다. 철학과 대학생들의 철학교육 역량강화도 함께 도모할 방침이다.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과 학업위기에 놓인 중학생들의 만남. 자율적인 철학적 사고 프로그램을 통한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